일본 민중 노래패 일어서라 합창단 인터뷰
8년째 매년 인천 방문 '끼가 뻔쩍 시민축제' 참여
"국가간 문화 공감 … 정치·역사 대립 이미지 개선"
"찢기는 가슴 안고 사라졌던 이땅의 피울음 있다~."

지난 16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부평아트센터 광장에서 약간은 어색한 발음으로 <광야에서>가 울려퍼졌다.

올해로 어느 덧 10주년이 된 '끼가 뻔쩍 시민축제'(이하 시민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멀리 일본 도쿄에서 온 '일어서라 합창단'이 사전 무대로 이 노래를 부르자 주변을 둘러싼 관객들도 덩달아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3회때부터 매년 인천을 찾아 '시민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올해도 인천을 찾았다. <사진>

'일어서라 합창단'은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 최대 조직의 시민합창단인 우타고에 전국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합창단이다.

'우타고에'는 한국어로 '노랫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종의 민중 노래패다.

우타고에는 지난 1948년 창립돼 노동조합 중심으로 반전·평화·민주화 운동을 벌여 왔으며 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합창제전에는 1200여개 지역 우타에고 중 400여팀이 참가하는 일본 최대 노래운동 단체로 성장했다.

'일어서라 합창단'의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야마다 히로키(山田博樹)씨는 "지난 98년 우타고에(노래소리) 운동 50주년 기념 음악회에 한국 민중가수를 초청했던 적이 있다"며 "그 당시 한국 민중가수들의 노래에 감동을 받은 뒤 지난 1999년부터 매년 한국을 찾아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는 말로 한국을 찾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문화바람의 임승관 대표와 최경숙 사무처장이 일본을 찾아 이들을 만난 뒤엔 매년 광주를 찾기 전 인천에서 열리는 시민축제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해에는 인천사람과문화가 개최한 '인천평화창작가요제'에 특별참여해 평화를 노래하기도 했다.

이번 시민축제에서 '일어서라 합창단'은 아베정권이 들어선 뒤 변하고 있는 일본사회를 우려하며 전쟁을 반대하는 노래인 'No Pasaran'과 백창우씨가 부른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을 노래했다.

어느 덧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매년 인천을 찾고 있는 야마다 사무처장은 "인천에서 열리는 시민축제를 참가하고 이를 개최하는 시민문화센터를 보면서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라며 "일본과 한국이 정치와 역사적 문제로 인해 서로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얼굴을 서로 마주보며 교류를 계속한다면 극복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아시아 모두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