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km 대장정을 마치며 // 결산
   
▲ 인천-웨이하이-칭다오에서 다시 인천까지 1300㎞. 황해국제요트대회는 무풍지대와 악천후를 거치며 15일간 한국과 중국의 우정을 싣고'쾌속질주'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오후 3시(현지시각) 중국 웨이하이만에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요트들./사진제공=황해국제요트대회 조직위원회


강풍도 폭우도 한국과 중국의 우정을 가로막진 못했다.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마련된 '2012황해국제요트대회'가 장장 15일간의 긴 레이스를 끝으로 2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인천에서 중국 웨이하이, 칭다오를 거쳐 다시 인천까지 장장 1300㎞에 달하는 요트 대장정이 황해 위에서 펼쳐졌다. 1200여년전 해상 실크로드를 열었던 장보고 이후 첫 황해 횡단 요트대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인천-웨이하이 1구간은 '팀 해마루', 웨이하이-칭다오 2구간은 '써니', 칭다오-인천 3구간은 '아이린'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장정의 시작, 인천-웨이하이 1구간

지난 10일 화려한 전야제와 환호속에 개막된 2012황해국제요트대회 1구간 경기는 한국의 '팀 해마루'호에게 돌아갔다. 가장 먼저 입항해 우승이 예상됐던 '아이린'는 패널티로 인해 3위로 밀려났다.

팀 해마루는 13일 오후 5시27분59초를 기록하며 3번째로 웨이하이만 골인지점에 들어왔다. 총 항해 시간은 50시간1분59초. 항해 거리 390㎞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해마루는 가장 먼저 골인한 아이린에 비해 4시간쯤 뒤졌어도 ORC 규정에 따라 작고 느린 배에게 주어지는 점수를 얻어 순위를 올렸다.

한편 아이린에 이어 두번째로 골인한 중국 웨이하이시 소속 '아이비'는 게이트 미통과로 아쉽게도 실격처리됐다.

참가팀은 항해에 따른 피곤함도 잊고 곧 이어 웨이하이만에서 열린 내해경기(인쇼어 레이스)에 참여해 60여척의 중국팀들과 자웅을 겨뤘다. 우승은 한국의 '밴드 포'가 차지했다. 밴드 포 역시 두 번째로 골인지점에 도착했지만 ORC 규정에 따라 추가 점수를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바람 한 점 없던 웨이하이-칭다오 2구간

16일 오후 3시에 시작된 웨이하이-칭다오 구간은 바람이 없어 요트 항해에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바다에 아무런 일렁임조차 없어 요트인들 사이에서는 흔히 '쟁반'이라고 말하는 날씨였다.

이런 악조건속에 써니호를 선두로 아일린, 팀 해마루 등이 칭다오 올림픽요트경기장으로 입항했다.

우승은 17일 오후 8시25분59초에 입항한 '써니'에게 돌아갔다. 써니는 바람이 없는 구간을 서둘러 빠져나온 덕분에 360㎞를 단 29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뒤이어 2위는 아이린, 3위는 엘더러스턴이 차지했다.

써니와 아이린을 제외한 나머지 요트들은 다음날인 18일 오후 들어서야 입항했다. 야속한 바람은 경기 막바지가 돼서야 불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정해진 항로와 특정 지점(게이트)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일부 참가팀들이 특정지점을 통과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쳐 대회본부측과 크고 작은 의견충돌이 일어났다. 바람도 문제가 되었다. 바람이 불지않을 경우 항로를 벗어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에 따라 결국 최종 3구간은 자유항해방식으로 골라인까지 자유롭게 항로를 정하도록 했다.

▲극한을 시험하다. 칭다오-인천 3구간

2구간이 바람 한 점 없는 '쟁반'같은 날씨였다면 최종 3구간은 강풍과 폭우가 문제였다. 대회기간 공해상에는 시간당 200㎜가 넘는 비와 강풍이 몰아쳐 정상적 항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엘더러스턴'은 보조동력이 끊기고 항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돛마저 강풍에 찢겨나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대회 본부는 최악의 기상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548㎞였던 대회 구간을 317㎞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 오후 6시32분31초에 출발한 배들은 예상시간을 한참 지나 입항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들어온 배는 '아이린'. 21일 오전 11시28분49초의 기록이었다. 아이린은 뒷 배와 4~5시간의 차이를 내며 그대로 우승을 굳혔다.

이어 2위는 21일 오후 4시34분50초의 기록으로 러시아의 엘레나가 차지했다. 3위는 1구간 우승을 차지한 팀 해마루에게 돌아갔다.

엘더러스턴은 비록 가장 늦게 골라인에 들어왔지만 돛이 강풍에 찢기는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완주해 투혼을 보여줬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