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환경단체도 한목소리

재생에너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원자력 발전의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과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재생에너지 확충을 주장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보급 확대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21개의 원자력 발전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2024년까지 34개의 원자력 발전을 가동 예정 중이다. 이에 반해 재생에너지의 경우 11%까지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고 재생에너지와 함께 확대 보급키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안전성 위험을 안고 있는 원자력 발전은 청정에너지가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독일의 경우 원자력 발전의 10배 규모로 태양열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양이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은 "한국의 전체 면적 중 도시 면적은 16%다. 도심 건물의 지붕을 태양열 발전으로 이용해도 잠재력은 충분할 것"이라며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총선 전 여야에 원자력 발전 보급에 대한 입장을 물은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그리고 현재 국회 과반의 의석을 차지했다.

환경단체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자력 발전 축소의 경우 정부 대책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오는 대선을 앞두고 이에 대한 입장을 확인함과 동시에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안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면서 원전을 늘리겠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것이다. 이는 깜빡이를 왼쪽으로 키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일관적인 에너지 정책을 위해서는 국회 차원에서의 인식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필기자 ljp8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