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반시설 미비 … 허위 광고"건설사 상대 소송 착수
   
▲ 26일 텅 빈 벌판에 아파트만 올라가고 있는 영종하늘도시 조성 현장.


청라국제도시에 이어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들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건설사를 상대로 도시기반시설 미비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 집단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이들은 분양 당시 LH와 건설사들이 내세운 개발 약속이 제때 이행되지 않아 '허위·과장 분양광고이자 사기 분양'이라고 주장하며 계약해지와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주변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가시화된 집단 반발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 대표연합회(회장 정기윤)는 오는 8월 소송인단 구성을 마치고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소송에 들어갈 계획이다.

분양 계약해지와 허위·과장 분양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정식으로 법원에 낼 예정이다.

앞서 지난 23일엔 영종복합청사에서 소송설명회를 열고 법무법인을 선정하는 회원 투표를 실시했다.

연합회는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 당시 LH와 건설사의 개발 약속만 믿고 입주예정자들이 분양계약을 체결했는데도 상당수가 무산되거나 지연돼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업시행자인 LH와 인천도개공은 밀라노디자인시티(MDC), 영종브로드웨이, 용유·무의 관광단지, MGM 스튜디오, 미단시티, 제3연륙교, 메디시티, 공항철도 영종역 건설, 제2공항철도 등 9개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하지만 미단시티를 빼곤 대다수 사업이 무산되거나 무기한 지연된 상태라는 게 연합회의 판단이다.

또 영종하늘도시~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조기 착공과 공항철도 영종역 개통을 촉구하며 지난 11일 시작한 1인 릴레이 시위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당장 2012년으로 다가 온 첫 입주를 앞두고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도 커가고 있다. 우선 도로, 공원, 학교 등 각종 도시기반시설의 미비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원래 계획됐던 2014년에서 2년 더 연기될 것으로 알려져 입주자들의 생활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학생들은 멀리 떨어진 공항신도시 내 학교로 통학해야 해 학업 지장, 시간 허비, 통학비용 발생 등의 2차 민원도 예상된다.

▲이해당사자의 입장은

입주예정자들의 반발 기류가 강경하다.

연합회 관계자는 "당초 예정됐던 프로젝트 가운데 미단시티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이 무산 또는 지연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사기 분양이며 이로 인한 피해 보상 요구를 위해 집단소송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제3연육교가 지어지지 않아 향후 입주민들이 통행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게 된 데다 설령 제3연육교가 건설된다손 치더라도 국토해양부-인천대교㈜ 간 협약에 따라 '유료화'가 확실시되는 만큼 주민들이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을 빼앗겼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연합회는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더불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한 헌법소원도 동시에 내겠다는 입장이다.

공항철도를 이용, 서울시내로 출퇴근한다고 가정할 경우 영종하늘도시~운서역 마을버스(500원)→서울역(3천500원)→근무지(1천 원) 구간 왕복에 하루 1만 원이 들고, 한 달(20일 기준) 평균 1인당 20만 원(4인 가족 80만 원)의 교통비가 든다는 것이다.

LH는 소송이 접수된 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분양이 늦어지는 등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영종하늘도시 전체 지역의 기반시설 준공은 지연되고 있지만 입주 대상 지역의 기반시설은 내년 6월 말까지 완공할 것"이라며 "제3연륙교 건설도 무산된 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만큼 약속을 어긴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밀라노디자인시티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제시한 시와 인천경제청 그리고 이를 분양광고에 인용한 건설사들이 입주예정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반박했다.

토지 공급가격이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감정평가에 의해 공정하게 산출된 가격이며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 가격이 하락되자 입주예정자들이 심리적으로 당시 가격을 비싸게 느끼는 것 같다"며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매립지여서 보상비가 안 들어갔기 때문에 토지 조성원가가 상대적으로 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라지구는 하늘도시보다 보상비가 적게 들어갔지만 기반시설 투자비 규모가 커 3.3㎡당 450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영종하늘도시 토지 공급가격이 결코 비싼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영종하늘도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인천시 중구 운남동 19.3㎢에 아파트, 주상복합, 단독주택 등 총 4만5천 가구를 지어 인구 12만 명을 수용하는 개발사업이다. LH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공동 개발 중이다.

영종하늘도시 아파트는 6개 건설사가 7개 단지를 조성했으며 총 8천800세대 중 8천여 세대가 분양됐다.

/글·사진=이성진기자 sjlee@itimes.co.kr


 

   
▲ 정기윤 입주예정자 대표연합회장

"황량한 벌판에 아파트만 … 통행료 부담도 엄청나"

INTERVIEW / 정기윤 입주예정자 대표연합회장

"입주를 고작 일 년 앞둔 지금 영종하늘도시 현장은 황량한 벌판에 아파트만 지어졌고 기반시설은 전혀 없는데 과연 누가 입주해 살 수 있겠습니까?"

정기윤(52)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 대표연합회장은 요즘 분통만 터진다고 한다.

영종하늘도시 개발에 참여 중인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LH(한국토지주택공사), 건설사 등이 환상적인 개발 청사진을 제시해 분양자를 끌어들였으면 응당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연합회는 시에 대해선 제3연륙교 건설과 공항철도 영종역 개통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엔 기 약속된 프로젝트의 추진을, 시교육청엔 초·중·고교의 조속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LH에 대해선 하늘도시 건설사들에게 공급한 토지의 조성원가 공개를 주문하고 나섰다.

3.3㎡당 토지 가격이 송도 180만 원, 영종 미단시티 190만 원인데 비해 하늘도시는 380만 원으로 큰 격차가 난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최근 나온 제3연륙교 연구용역 결과는 제3연륙교가 건설되더라도 3년이나 늦은 2017년 개통 예정이고 하늘도시 입주자들의 통행료 부담도 엄청나다"면서 "현재 아파트 분양가 중 중도금(1~2회)과 잔금이 남았는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납부 거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사진=이성진기자 sjlee@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