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분양'논란 속 사업지연 땐 집단 투표행위 예고

사기분양 논란 속에 법정소송 전으로 비화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의 강력한 정치세력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생활 여건을 공유하고 있고, 재산권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특정지역 거주민들이 같은 불만 속에 뭉쳐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28일 ㈔청라국제도시입주(예정)자연합회(회장 김경봉)에 따르면 연합회는 오는 30일 청라지구 입주민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남 분당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찾아가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인천 청라경제자유구역 사업시행자인 LH에 분양 당시 광고했던 국제금융도시 개발 계획대로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청라지구 입주민 상당수는 이미 LH와 이 지역 아파트 건설사들을 상대로 분양대금 일부반환 청구소송을 법원에 낸 상태다. <인천일보 6월 28일자 2판 19면>

청라 입주민들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은 이같은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와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지금까지의 외자 및 기업 유치 실적이나 현 시점에서 보여지는 시행자의 노력을 볼 때 LH는 사업 정상화에 뜻이 없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의 관심과 의지도 믿을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30일 항의집회를 계기로 LH와 시를 상대로 한 이들 주민의 공세와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연합회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cheongnatown)를 비롯 청라국제도시 아파트단지 별로 개설돼 있는 인터넷 카페 게시판 등엔 LH와 시에 대한 입주민들의 비판과 불만·비난 글이 수두룩하다.

이 상태로 시간만 흐른다면 총선과 대선이 있는 내년 본격적인 정치시즌 때 이 지역 입주민들의 '표심'이 매우 집중력 있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경봉 연합회장은 "청라국제도시 발전 도모가 설립 취지인 연합회는 결코 정치색을 띨 수 없는 중립적 조직"이라며 특정 정치세력이나 정치인에 대한 유불리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인터넷 카페 같은 공간에서 입주민들이 각 정당과 후보의 정책·공약을 자유롭게 비교·분석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막을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송영휘기자 ywsong200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