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허리질환


 

   
▲ 김성찬 군포병원 원장

허리는 우리 몸의 중심이 되는 매우 중요한 부위이다. 과거부터 허리질환은 50대 이후에만 나타나는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컴퓨터와 노트북, 휴대전화 및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이 되고 스포츠 및 레저 인구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디스크를 비롯한 허리질환이 젊은 층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발생하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 스타 김연아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랜 허리질환을 안고 있고 수많은 여성 연예인들 역시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척추질환과 장시간 싸우면서 생활하고 있다. 얼마전 한 여성 아이돌그룹의 멤버는 과도한 운동으로 척추가 골절되는 큰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허리질환은 노인 뿐만 아니라 청년, 중년층, 남성과 여성 가릴 것 없이 나타나는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질환이 돼버린 것이다. 연령대별로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허리 질환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0대 앉아서 공부할때 척추측만증 주의

10대에서는 척추측만증을 자주 볼 수 있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허리 중앙에 위치하지 못하고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청소년이 이 질환이 있으면 허리통증은 물론, 평소 지나치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등이나 어깨가 항상 뭉쳐 무거운 증세를 보이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은 증세가 자주 나타나며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잘못된 자세를 습관적으로 지속시키는 행위가 문제다. 바르지못한 자세로 컴퓨터를 하거나 수험생이 나쁜 자세로 책상에 장시간 앉아 있거나 턱을 괴고 책을 보는 것과 같은 습관은 목부터 허리까지의 전체적인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공부할 때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자주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고정된 자세로 인한 근육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30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허리디스크

허리디스크는 척추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으로 대학생, 젊은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20~30대 주부에서 노년층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계층에 걸쳐 발생한다.
'디스크'는 척추와 척추 사이에 있는 섬유조직으로 둥근 원반 모양으로 충격을 받거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눌리거나 밀려 나올 수 있다. 이 때 주변 신경다발이 눌리면서 허리통증을 가져온다.
심각할 경우에는 신경다발이 전체적으로 눌리게 되는데, 이 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배변장애이다.
젊은 여성들의 허리디스크 발생은 하이힐 착용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이힐은 척추와 무릎관절에 과도한 힘을 가하게 돼 척추를 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통이 자주 발생하는 주부층은 주방일을 할때 싱크대의 높이를 키와 맞추고 길이 조절이 가능한 긴 진공청소기와 걸레를 이용해 청소를 하도록 한다. 세탁기에 빨래를 집어넣거나 옷을 꺼낼 때도 허리에 무리가 가지않게 집게나 막대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책상에서 오래 앉아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한시간에 한번 정도 일어나서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면 척추에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습관적으로 하는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골반 위치를 틀어지게 하고 척추의 변형까지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의 눈높이보다 10~20도 정도 낮은 모니터 사용으로 목과 어깨의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40~70대 퇴행성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중년 이상이 되면 척추의 노화가 진행되어 디스크가 납작하게 찌그러들게 된다. 동시에 척추뼈 끝이 뾰족해져서 디스크와 신경을 압박한다. 이것이 퇴행성디스크인데, 척추의 퇴행으로 후관절 혹은 신경다발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자극하여 걷기 조차 어렵게 만드는 질환이다. 퇴행성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이 두가지 질환은 똑같이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 등이 저리고 쑤시지만 디스크는 앉아있을 때나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하고 척추관협착증은 걸을 때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는 증상의 차이를 보인다.


●비수술적인 주사요법인 신경성형술 각광

보통 사람들은 허리질환이라고 하면 중병(重病)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병원비가 부담될까봐 참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인내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젊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 간단한 주사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신경성형술(Navicath)은 가느다란 관을 척추강내로 삽입하여 신경근이 막혀있는 부위까지 전진 시킨 후 신경을 누르고 있는 조직을 제거하고 염증을 줄이는 약물을 주사로 투입하는 방법으로 근본적으로 허리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시술법이다.
신경성형술의 시술 시간은 약 20~30분 정도로 짧고 국소마취로 시술하므로 다른 시술들에 비해 정확도와 안전성이 뛰어나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치료 후 다음날 퇴원할 수 있고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신경성형술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수술이지만 시술시 척수신경을 건드릴 위험이 있어 반드시 시술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맡겨야 한다.
/김성찬 군포병원 원장
/정리=군포 전남식기자 nscho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