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솔빛마을1차 정문 사거리, 잇단 민원에 기존대로


경찰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이 주민과 운전자의 편의를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탁상행정으로 추진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송림동 솔빛마을1차 정문 앞 사거리. 차량통행이 많은 이곳이 비보호 좌회전 신호체계로 바뀌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졌고 주민들도 차량 운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인천시내 502개 교차로 1천37개 접근로를 기존 4색 신호체계에서 3색의 비보호 좌회전 체계로 바꾸고 있다. 불합리한 교통운영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교통사고와 상습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은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3색 신호(녹색신호시 좌회전을 허용)와는 달리 대부분의 교차로에서 4색 신호등을 사용하고 있다. 4색 신호체계는 녹색신호에 직진과 우회전만 허용하고 별도 좌회전 신호를 두어 4가지 신호로 운영되는 것으로 신호가 많다보니 신호주기가 길어져 교통정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또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이를 의식한 운전자들이 과속과 신호위반, 교차로 꼬리물기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며 무리하게 교차로를 통과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한 선진화 방안이 구체적인 교통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오히려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고 교통사고의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동구 송림동 솔빛마을1차 정문 사거리가 경찰청의 교통선진화에 따라 4색 신호체계에서 비보호 좌회전으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이 지역은 주민들도 많이 거주하고 인근 동국제강, 현대제철, 목재공단, 북항 등 산업단지로 이어지는 길목이라 교통량이 많다보니 오히려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사고 위험에도 더욱 노출되었다. 결국 주민들의 거센 항의와 민원이 제기되었고 솔빛마을 주민 1천여명이 서명을 한 집단민원이 제기되어 비보호 좌회전 체계로 바뀐지 5개월만인 최근에 기존의 4색 신호체계로 바뀌었다.

3색 신호체계가 교통사고 감소와 원활한 교통소통, 대기오염물질 저감, 유류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비보호좌회전 확대를 통한 녹색신호 좌회전 허용'은 주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점이 없지 않다. 혹시 목표달성식 실적위주 행정으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지 않는지 세밀하게 따져보아야할 것이다.
/강성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