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흐름 막고 방호벽·표지판 없어 위험 … 개선 시급


인천시가 사업비 586억1천1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조성한 자전거 도로(길이 451.4km)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이 여전히 높다.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 도로를 무용지물 또는 교통정체 유발시설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전거 이용 확대와 교통 편의를 위해 세금을 쏟아부은 시설물 치고는 효율성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 대부분의 구간은 기존 도로의 차로 폭을 좁혀 자전거 도로를 추가한 것으로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고 있다. 버스 및 택시 정류장과 얽혀 있다 보니 교통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차들이 길을 막고 정차를 하게 돼 교통이 정체된다.

차가 달리고 있는 차로와 경계하고 있는 자전거 도로는 방호벽 같은 안전 시설이 없어 자전거 이용자들이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또한 자전거 도로 폭도 좁아 자전거가 마주보고 달릴 경우 충돌할 우려가 있다. 주의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이 교통안전 교육 없이 자전거를 끌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것도 아찔하다.

자전거 도로와 일반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경고 표지판 같은 것이 전혀 없다. 차량과 자전거가 충돌할 우려가 높은 지점에는 사고를 막기 위해 '전방 입차 주의', '전방 자전거 통행주의' 와 같은 경고 및 교통표지판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 도로의 경우 차량의 진행으로 쓰레기와 먼지 등이 갓길로 몰리게 되어 있다. 즉 갓길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에 쓰레기, 낙석, 낙하물 등이 쌓여 있다. 그런데 차로와 경계를 두기 위해 설치된 화단으로 인해 도로 청소차가 자전거 도로로 들어갈 수가 없는 구조다. 환경미화원이 직접 청소해야 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그러다 보니 자전거 도로 관리가 엉망일 수 밖에 없다. 자전거 파손 우려와 사고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의 형태와 구조도 제 멋대로다. 자전거 도로는 기존 차로에 설치한 것, 기존 보도를 이용한 것, 두개 자전거 차로를 만든 것 등 형태와 구조가 제 각각이다. 자전거 도로가 필요없는 이면도로에 설치된 것도 있다. 자전거 도로가 일관되게 연결된 구조를 갖지 못한 채 중간 중간 끊긴 경우도 많다. 정밀한 사전 분석 없이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전거 도로는 환경, 교통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이다. 그러나 이용자가 거의 없고 교통정체마저 유발시키는 등 개선해야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이의 보완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시 재정문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인천시가 이를 보완하는데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이 된다.
/박종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