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우주만물과 선현을 생각
   
 

세계가 동양사상을 주목하고 있다. 21세기 해법을 세계가 동양사상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7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학구열을 불태우는 신세대 노인이 경건하게 인천향교 강의실에 앉아 중용과 논어 등 경전을 배우고 있다.
많은 수강생 중에 오랫동안 과목마다 수강을 신청하여 7년여의 세월을 고전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윤리차원의 예의도덕이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예의와 도덕을 중시하고 있는 옛 교육기관인 향교에서 경전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인천향교 경전강의실에서 정정자 여사를 만났다.


어떻게 이곳에 오시게 되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자녀들을 성장시켜 분가시키고 노후에 못다 한 공부 좀 해 보려고 오게 되었지요"라고 한다. 그래서 찾은 곳이 인천향교란다.
정 씨는 "고전강의를 수강하는 분들이 너무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행복하다"며 "전직 교장선생님들과 유학에 밝은 젊은 분들과 함께 경전해설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고전과 현대생활과의 접목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우리의 생활기조는 바로동양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교육에서부터 어느 것 하나 고전과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고 장담한다. 조금만 잘못되어도 버릇없는 놈 하는 우 리어른들이다. 바로 이것이 예의와 도덕의 기조사상인 동양사상이다. 식사 예절 하나만 보더라도 어른들이 수저를 들지 않으면 나이 어린 사람들은 먼저 수저를 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어떤가? 오냐 오냐 키운 것이 개인이기주의요 물질만능이다. 인성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공자의 한 말씀 한 말씀이 실생활과 접목되는 부분에서 되뇌어지면서 실천으로의 노력을 해보지만 세대차이의 감각은 느낄 수밖에 없다"
 

고령사회 노인의 자세에 대하여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버리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베푸는 노인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어차피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고 환경이다. 자연 속에서 우주만물을 생각하면서 살고 간 선현들을 생각하고 오늘을 마음 비우고 경전 속에서 배우고 느끼며 살고 싶은 심정이다. 옛 선비의 고향이 바로 향교다."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을 정진하는 정정자 씨에게서 오늘을 사는 노인의 경건한 모습을 목격했다. /신중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