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돈 짱뚱이 전문


때이른 더위에 보양식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보양식하면 삼계탕, 보신탕, 추어탕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 벌교에서 직송으로 올라온'짱뚱어'로 정성스럽게 끓여낸 전골 .

이 음식들은 모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더위에 지친 여름, 원기회복제로 제격이다.
하지만 진짜 '고수'들이 찾는 보양식은 따로 있다. 바로 '짱뚱어'다. 짱뚱어는 깨끗한 갯벌에서만 볼 수 있는 머리가 크고 눈이 툭 튀어 나온 작은 물고기다. 음력 4월에서 8월까지만 활동하고 이후 다음해 4월까진 갯벌 속에서 겨울잠을 잔다.
짱뚱어는 청정갯벌에서만 사는데다 양식이 되지 않아 예로부터 남도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으로 통한다.
특히 단백질이 많아 대표적인 남성 스태미나 음식이자 숙취해소 및 여성 피부미용에도 좋다.


●아는 사람만 아는 그 맛

남도 사람들이 즐겨먹던 짱뚱어탕을 이제 인천에서도 맛볼 수 있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국아파트 정문 앞에 위치한 '황돈 짱뚱이전문점'. 이 집은 전남 벌교 갯벌에서 직접 공수해 온 짱뚱어로 탕과 전골을 만든다.
고단백 식품인 짱뚱어탕은 얼핏 보면 맑은 추어탕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깊은 맛은 결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집만의 독특한 비법이 담긴 양념장과 짱뚱어에서 나온 생선기름의 오묘한 조화는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아낸다.
부드러운 짱뚱어 고기와 죽순, 호박잎 등 다양한 채소가 어우러진 진한 국물맛은 어는 보양식과 비교해 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여기에 탕과 곁들여 먹는 묵은지와 열무김치, 감으로 만든 장아찌 등 깔끔한 반찬은 짱뚱어탕의 깊고 진한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 준다.
모두 남도의 푸른 바다와 산에서 직접 난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었다.
이 집의 짱뚱어탕(6천원)은 짱뚱어를 갈아서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짱뚱어 전골(3만5천원~4만5천원)에는 짱뚱어가 통째로 들어가 있다. 씹는 재미와 함께 부드러운 고기맛을 찾는 '고수'들에게 인기가 많다.

   
▲ 황돈 짱뚱이 전문점 전경

●송영길 당선자도 단골

짱뚱어탕의 매력은 먹어본 사람들만 안다. 그 깊고 진한 맛을 맛본 이들은 그 맛에 이끌려 평생 단골이 된다.
주인장은 "처음엔 낯설어하지만 일단 한 그릇을 비운 뒤에는 '추어탕을 끊겠다'고 단언할 만큼 마니아가 된다"고 말했다.
그 마니아 중에는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도 있다.
주인장은 "송 당선자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계양에 내려올 때면 종종 들러 짱뚱어탕을 먹고 갔다"며 "고흥 출신인 송 당선자가 어렸을 적 먹었던 짱뚱어탕의 맛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고 살짝 귀띔했다.
이 집의 음식맛은 모두 주인장 아내의 손맛이다. 그의 손맛은 벌교에서 짱뚱어탕 집을 운영했던 그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벌교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손수 음식을 하진 않지만 그 손맛만큼은 고스란히 딸에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일까. 시골에서 올라온 신선한 재료와 주인장의 정겨운 손맛은 잠시 잊고 있었던 고향의 넉넉한 인심을 떠오르게 한다. 모든 음식은 정성과 자연의 맛을 살려야 건강한 음식이 된다는 주인장의 신념처럼 이곳 음식들은 한결같이 담백하고 정갈해 찾는 이의 입맛을 당기게 한다.
이 집은 주 음식인 짱뚱어탕 이외에도 월남쌈 코스 요리로도 유명하다. 유황먹인 돼지고기와 훈제오리, 차돌박이, 해물 등 쌈 재료와 17가지 웰빙야채가 다양한 소스와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그러나 주인장이 이름을 걸고 자신 있게 권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짱뚱어탕이다. 얼큰하고 담백한 짱뚱어탕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면 그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함께 나오는 맛깔스런 반찬은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몸과 마음이 허해지기 쉬운 이때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온 가족이 함께 영양 만점, 맛도 좋은 남도의 전통 보양식 짱뚱어탕 한 그릇을 비워 보는 것은 어떨까. 032-543-9209

/글=윤지윤기자 (블로그)yjy·사진=양진수기자 (블로그)eos1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