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깨지고 있는 중국
국유기업 수십년간 적자누적
주식회사 전환 등 수정 거듭



중국 철밥통이 깨지고 있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벌써 30년째 계속돼 온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모습이다.

중국의 국유기업이 무엇인가?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시기만 해도 종업원의 종신고용을 보장하고 주택은 물론 학교, 병원, 심지어 영화관까지 말 그대로 모든 걸 책임졌던 중국 국유기업이 개혁의 칼바람 앞에서 떨고 있다.

병약한 거대 공룡기업

개혁개방 이전 중국의 국유기업은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는 생활 단위와 같은 곳이었다. 단순한 일터 개념을 뛰어넘어 종업원의 주거와 의료, 사회보험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생활의 일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성과와 관계없이 이윤이 나면 전액 상부에 납부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국가가 보상하는 비효율적 경영방식은 언제나 정부에 무거운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맞은 78년 개혁개방.
과거 수십 년 동안 만성적자로 운영돼 온 국유기업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급진적인 개혁은 오히려 당시 전체 기업 비율에서 77% 이상을 점하고 있던 국유기업의 줄도산과 대량실업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결국 정치적 마찰과 사회적 혼란을 피해가며 수 차례 수정이 거듭됐다.
낮은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79년에는 기업 자주권 확대 방침과 더불어 보너스제 부활이 이뤄졌지만 근본적인 경영권이 당에 예속돼 있는 이상 그 효율은 미약했다.

결국 차후책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청부제가 도입됐고 이후 장쩌민(江澤民) 때는 '큰 건 잡고 작은 건 놓아 준다'는 이른바 과대방소(過大放小) 방침이 섰다.
덩치 큰 국유기업은 주식회사제로의 변환을 통해 국가가 주주를 임하면서 기업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고 소규모 국유기업은 민영화나 파산을 통해 정리돼 갔다.

그 결과 대량실업과 더불어 국유기업의 수가 3분의 1로 감소한 반면 규모는 오히려 커지게 됐다.
그뒤 후진타오(胡錦濤) 정권 역시 종전 개혁방식에다 그동안 국가가 독점해 왔던 자원, 항공산업 등을 민간에 이양시키며 개혁의 고삐를 더욱 바싹 조이고 있는 중이다.
쉽지 않은 국유기업 개혁.

하지만 중국 국유기업 개혁이 중국 정부 맘대로 쉽게 이뤄진 건 아니다.

에너지를 비롯한 국가 산업 분야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대다수 중국 국유기업이 적자상태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개혁에 따른 집단해고 사태는 정권 반항세력으로 결집될 수 있는 위험부담에 조심스런 움직임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적자만 낳는 기업을 국가가 끌어안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중국으로서도 국유기업 개혁의 칼바람은 말처럼 날카롭지만도 않다.
 
/글=박정동 소장 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