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군사적 특수구역이었던 독일 통일의 수도 베를린이 미래를 대비한 재생에너지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원동력은 사민당·녹색당 정부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 여러가지 지원제도를 마련했고,모든 재생가능 전기를 매입하도록 법을 제정하면서 태양광, 풍력 에너지 확대가 본격화됐다. 재생에너지 활용 계획은 1994년 양 당이 주요 환경정책으로 정하고, 이산화탄소를 25% 낮추기 위한 에너지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는 2005년 현재 이산화탄소발생율을 14%까지 낮췄다.
#.대통령 궁의 태양에너지 집열판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 대통령궁에 가장먼저 44㎾ 용량을 지닌 태양광에너지 집열판을 건물 지붕에 설치했다. 이어 연방 법무부청사,연방교육부 청사 등에 태양광 에너지 집열판이 설치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렇게 시작된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태양에너지 집열판의 전체 면적은 6만㎡가 넘는다.
베를린에 몰려온 ‘에너지 전환’의 물결은 정부청사에 이어 대단위 주거단지,대형 건축물에도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됐다. 이렇게 베를린시내 각종 시설물에 설치된 태양광 집열판이 2004년 기준으로 960개에 이르고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는 5천730㎾에 이르고 있다.
오는 2007년 완공예정인 동베를린에 속했던 지역에 있는 베를린 레터반흐프 철도역 신축공사 현장에도 대형 태양에너지 집열판이 설치됐다.
둥근 유리지붕의 남쪽면에 면적이 3천500㎡에 달하고 발전용량은 330㎾에 이르러 앞으로 베를린에 100가구 정도가 여기서 생산되는 태양광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게된다.
이러한 태양광 집열판 설치는 베를린에서는 일상화됐다. 대규모 주택단지,개인주택에 이르기까지 도심곳곳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시설이됐다.
한마디로 태양광에너지가 도시의 미관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에너지이외에도 베를린 중구에 위치한 열병합발전소를 베를린 전환에너지의 대표적인 시설물로 꼽을수 있다.
이 열병합 발전소는 세계최고의 연료 이용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가스-증기 복합터빈으로 운영되는 베를린 열병합 발전소는 연료속에 있는 에너지의 90%까지 뽑아쓴다.
#.주민참여형 친환경 에너지도시
베를린시는 통일과 함께 산업화로 어두운 회색의 베를린시를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바꾸기 위해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그 가운데 아파트 소유자, 건축가, 관공서, 그리고 주민으로 구성된 지역재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이 돗보이는 정책으로 꼽힌다. 이 위원회는 사업 전체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고, 지역에 대한 조사 분석과 함께 지역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아 갔다.
개조하는 건축물은 단순한 수선 차원이 아니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생태적 조건에 맞는 대중 교통 시스템을 유지했다.
이렇게 주민을 적극 참여시킨 것은 삶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야말로 지역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들은 또한 대기업의 참여를 통한 단기적인 변모가 아니라 자신들이 가용한 예산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낙후된 동 베를린 지역의 개발을 위해 우선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기 위해 초절전 전등 설치 등과 함께 생태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고 건물 개조 작업을 추진했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시키며, 단열을 높이고, 태양에너지 이용을 높이고, 빗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게되는 쇼핑센터, 지하철 등은 아파트 중앙에 위치시켜 효율성을 높였고, 차량으로는 먼길을 돌아가야 하는 곳을 도보와 자전거로는 빠르고 곧바로 갈 수 있도록 도로를 설계해 석유에너지를 가장많이 사용하는 차량의 이동을 줄여나갔다.  
베를린 시 클라우스 뮈센 에너지정책담당은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겪은 뒤 다시 석유값이 떨어지면서 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기가 어려웠다”며 “80∼90년대에 이르러 태양에너지 등이 본격논의됐다”며 “재생에너지 활용은 지금 현재의 경제성만 갖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베를린=홍성수기자 blog.itimes.co.kr/ss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