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기 앞둔 세월호 참사]

유가족·안산 시민사회 활동가
단원고 학생에 매리골드 전달
원고잔공원서 '기억선포식'도
25개 동에 5000송이 나눔 계획
▲ 8일 오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앞 원고잔공원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하교하는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노란 꽃(매리골드)을 나눠주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매리골드 받아 가세요.”, “4·16 세월호참사를 기억해주세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일주일여 앞둔 8일 오후 4시쯤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 정문 앞.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과 안산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노란색 매리골드 꽃 화분을 하나씩 전달했다.

이들이 전달한 노란 꽃에는 참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2학년4반 경빈엄마 전인숙씨는 “4월16일을 기억해달라는 의미로 노란 꽃을 나눠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에게 아픈 기억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도 “화분을 잘 키우겠다고, 꼭 기억하겠다고 답해주는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고 경빈이도 더 생각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화분을 받은 단원고 희생자 후배들은 이 같은 메시지에 화답하듯 수많은 선배들이 희생된 참사를 매년 잊지 않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전수빈(18) 학생은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함께 추모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4월16일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김승준(19) 학생은 “선배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꽃 나눔에 앞서 단원고 맞은편 원고잔공원에선 유가족과 안산 시민사회가 마련한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선포식'이 열렸다. 노란색 옷을 입고 세월호 리본을 단 30여명 참가자들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2학년9반 윤희엄마 김순길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안산시민들이 우리의 손을 잡아줬기에 유가족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10년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시민들은 참사 피해자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아픔을 함께했고 10년이 되는 지금까지 4·16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활동으로 '기억마을모임'을 만들고 안산 25개동에 노란 꽃을 심는 활동 등 함께 추모를 이어가고 있어 감사하다”며 “온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국가가 할 역할은 무엇인지 똑똑히 알리는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참사 이후 안산 시민사회는 유가족들과 해마다 '우리 마을에 노란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노란 꽃을 나눠주는 '기억꽃집'을 열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올해 참사 10주기를 맞아 4월 말까지 한 달여간 안산시 25개 동에는 노란 꽃 5000여 송이를 나누는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4·16 기억마을모임 김은호 대표는 “희생자 가족들의 삶의 터전에서 함께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는 고민이 들어 마을모임을 만들게 됐고, 기억꽃집을 비롯해 4·16을 기억하기 위한 활동을 해 왔다”며 “앞으로의 10년도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병선·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