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천 서구 석남동 창고·공장 밀집지대에서 불이 났다. 가방류 보관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 건물로 빠르게 옮겨붙어 모두 10개 동이 타고 9개 업체가 재산 피해를 당하였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196명과 소방헬기 등 장비 68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14시간여 만에 겨우 불을 껐다. 화재 현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부평까지 번졌으며 인천공항에서도 연기가 보여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불길을 잡는 데 애를 먹고 검은 연기가 치솟은 이유는 건물 내부에 목재와 가방류, 플라스틱 제품 등 가연성 물품이 많았던 데다 공장·창고 간 간격이 좁고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이뤄진 건축물이 많았던 탓이다. 다행히 업체 관계자 3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는 등 큰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재산 피해가 10억 원에 달하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화재였다. 화재 원인은 경찰과 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공장, 물류창고 등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 화재였다.

특히 인천 서구지역 공장 등을 중심으로 대형 화재가 잇따르고 있어 공장 지대, 취약 지대 화재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인천소방본부의 '비상대응출동 발령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5년간 인천에서 발령된 대응 1단계는 총 25건이며, 이 중 서구지역 화재가 36%(9건)를 차지했다. 서구에 있는 산업단지와 공장 밀집지역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공장이 많고 시설이 노후해 화재에 취약하다.

산업단지와 공장 밀집지역 외에도 다중이 이용하는 빌라, 상가, 시장 등 주택 및 집합시설에 대한 화재 예방과 대책도 필요하다. 원도심 지역 건물 대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져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소방본부는 화재에 취약한 공장 물류창고 등 현황을 파악하고 화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번 화재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산업단지 종사자에 대한 화재예방 및 대응 교육에도 만전을 기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