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동국 경기도박물관 관장
개관 30주년 앞두고 대변화 예고
선사-역사-근현대 흐름 기저로
주제별 보물급 유물 공간서 구현
中 랴오닝박물관과 명대 서화전
“뮤지엄 본연의 일 수행에 만전”

2026년 개관 30주년을 앞둔 경기도박물관이 '유물과 놀며 배우는' 평생학교이자 놀이터로서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재개관 수준의 프로그램과 공간 개편, 브랜드 강화로 2030년까지 관객 1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동국 관장은 지난 2일 도박물관 관장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고 “박물관의 지난 30년 역사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제대로 된 돌다리를 놓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신박물관운동의 발상지이자 미래문화의 제너레이터 역할로 출발한 도박물관은 개관 30년을 맞는 2026년을 앞두고, '반성과 되새김'의 시간을 갖는다.

유물에 대한 전시 방식과 감상방식을 바꾸고, 관객이 주인이 돼 유물과 놀며 배우는 평생학교이자 놀이터로서의 대전환은 물론, 도박물관의 지난 30년 프로그램의 역사 정리와 하드웨어를 완성해 '선진 경기 문화복지', '신문화국가' 대전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유일한 도립박물관인 도박물관은 주먹돌도끼부터 고려 조선의 사경 도자 복식 초상 서화를 포함해 DMZ의 살아 숨 쉬는 현재진행형 유물까지, 선사와 역사, 현대를 관통하는 다층적 역사의 보고로, 이를 활용한 전시·학술·교육·아카이브 등 모든 프로그램의 대전환으로 관객 유치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상설 전시는 '선사-역사-근현대'의 흐름을 기저로 주제별 보물급 유물을 하나의 공간에서 구현한다. 현재 국보 보물 50여점을 포함한 6만 여점의 유물을 소장 중인데, 이중 1700여점의 상설전시 유물을 대폭 구조 조정해 시대별 보물을 일관된 공간에서 360도 다면적으로 선보인다.

그동안 진행해온 120여건의 기획전은 '경기=세계' 화두로 묶어 시리즈물로 기획한다. ▲도내 31개 시군과 서울의 역사를 총망라해 경기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는 경기천년만년 ▲일제강점과 6·25전쟁의 결정인 남북분단 문제를 자유민주와 공산사회주의 세계의 화평으로 풀어내는 DMZ 평화프로젝트 ▲중국, 일본을 포함한 인도, 아랍, 동남아시아, 유럽·미국 등 서구권, 제3세계와의 '경기=세계' 국제교류전 등이다.

올 하반기(12월)에는 중국 랴오닝성박물관과 함께 조선 15~16세기의 대표적인 서화 작품을 선보이는 '명대 서화전'을 연다.

랴오닝성박물관의 대표 컬렉션 등을 포함한 70여점도 전시된다.

학술분야는 기존 박물관대학을 도약시켜 상설전시 유물과 관객이 직접 대화하는 'GGPM(Gyeonggi Province Museum) 문명강화' 방식으로 전환, '경기도박물관 30년, 온길과 갈길-예술과 정치가 하나되는 신문화국가 창조'를 주제로 국제학술포럼도 개최한다.

규방공예, 민화, 찾아가는 박물관, 교원 및 공무원 연수, 어린이·청소년체험교실 등 개별적 커뮤니티 활동과 경기뮤지엄파크홀과 야외에서 벌어지는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등은 'GGPM예술학교'로 확대 개편한다.

여기에 '콜렉션 위원회'를 구성해 국보 보물급 필수 유물 확보에도 집중한다.

이밖에도 ▲현행 도서자료실을 아카이브실로 이전복원 ▲카페 등 휴게 공간 조정 ▲어린이박물관 수장고로 유물 이전 ▲실감영상실 이전을 통한 전시준비실 및 전시비품창고 확보 ▲지하1층 커뮤니티홀 전면 개축 ▲전시실간 장애인 이동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 등을 계획 중이다.

이동국 관장은 “공자가 말한 유어예(游於藝)는 놀며 익히는 최고의 경지로, 유물과 놀며 배울 수 있는 게 박물관이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며 “노소동락(老少同樂·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즐김)하는 도민의 예술학교이자 평생 놀이터로서 뮤지엄 본연의 일을 수행하는 데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