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 최선만役 배우 류승룡

원작 웹툰 속 상상력 더한 작품
배우로서 가능성 증명하는 중
“안재홍과 만남 행운이자 선물”
배우로서 목표치, 정주 하는 중
▲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넷플릭스

“안식년처럼, 당분간 코미디는 쉴 예정이다. '류승룡 코미디 보고 싶어' 말이 나올 때까지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류승룡은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에서 후회 없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후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원작 웹툰 속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한 화제작이다.

'병맛' 다분한 이번 작품은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그는 “작품 준비 단계에선 감독이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공식 제안을 받았을 땐 웹툰을 보고 충분히 학습이 돼 당황하진 않았다. 아이디어가 너무 독특했고, 이런 작품이 굉장히 반가웠다”고 설명했다.

다소 황당한 스토리로 진입 장벽은 있지만, 그 계단을 잘 넘어 몰입할 수 있도록 코믹 연기 속에서도 진지한 중심을 잡은 그는 “제 눈동자 속에 딸이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가 주는 대의, 젊은이들의 사랑도 있고 가족애, 인류애도 있다”며 “진지하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재밌고 기발하게, 독특하게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이 쉴 새 없는 티키타카와 연극적 대사 등을 절묘하게 조율하고 배치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에서 이병헌 감독과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그는 “마치 에어 매트 위에 아무렇게나 뛰어내려도 안전하듯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며 “너무 과하거나 너무 부족할 때만 톡톡 (디렉션을) 주셨다. 이번 작품은 철저히 코미디인데 현장은 진지해, 다들 에너지를 최선으로 모아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넷플릭스

신들린 연기를 함께 선보인 배우 안재홍에 대해선 “작품에 몰입하는 몰입도와 캐릭터 구현이 존경스러운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성장판이 안 닫힌다면 나중에 커서 안재홍 같은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엄청난 영화 마니아이자 기본기가 무척 탄탄한 배우다. 감각이 다 열려있고 센서가 예민해 연기할 때 리액션하기 좋게 연기를 해준다. 배우로서 이런 상대역을 만나는 건 정말 큰 행운이자 선물”이라고 말했다.

늘 새로운 도전에 망설임이 없는 그는 넷플릭스 '킹덤', 디즈니+ '무빙'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계속해서 '배우 류승룡'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중이다.

“그런 걸 선호하는 거 같다. 새로운 거, 독특한 거, 처음 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이 없다”며 “최고의 팀워크란 실질적으로 연습해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모든 작품에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 몫은 겸허히 받아들이자 생각하며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료 배우의 전시에도 참여하며 새로운 도전을 같이 하는 데 대해선 “배우는 작품 외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게 없다. 내 경우 카빙이나 오브제 만들기, NGO활동으로 가치관을 실현하는데, 류덕환 배우가 똑같은 고민을 하며 전시를 열어 참여했다”며 “이병헌 감독도 엉뚱함 속 진지함이 있고, 그의 도전에 조금이라도 부스터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로서의 목표치 중 어디까지 와 있냐는 질문에 “등산이 아닌 정주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게 아닌, 계속해서 정주 중이라 지금 어디에 와 있는 진 모르겠다”면서도 “내려가고 있는지, 올라가고 있는 진 모르겠지만 어딘가 계속 가던 길을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킹덤'으로 K-좀비, K-사극을 알린 것처럼 '닭강정'을 통해 K-히스토리, K-푸드를 알리고 싶다는 그. “영화 속에 닭강정 레시피가 굉장히 자세히 나온다”고 말하며 웃은 그는 “시청자들이 이 작품의 특수문자를 잘 해독해 후반부 양질의 웃음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