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빛낸 인물·이야기 발자취 찾아나서
국악원 역할 '경아대' 중요성 강조 재개관
이두칠 등과 가야금·시조·정악 등 가르쳐
'인천 가무악희' 책 출간…기념 공연회도
우리나라 1호 국악평론가 윤중강은 인천 중구 경동에서 3대째 터를 잡고 살아온 인천토박이다. 경동사거리에서 배다리까지, 율목공원에서 자유공원까지 원도심 곳곳을 내 앞마당 삼아 누비며 '싸리재 키즈'로 성장해왔다.
대학에서 가야금을 전공하고 이제는 명실상부 최고의 국악평론가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가 나고 자란 인천과 관련한 첫 번째 책을 펴냈다.
지역의 국악과 무용의 역사를 담은 <인천 가무악희>는 우리가 모르는,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인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래전 한 신문사 특집기사에서 지방문화를 다뤘는데 인천편이 나왔어요. 개항과 함께 급성장한 도시라서 문화적 전통이 미약해 국악은 애초부터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고 말하더군요. 정말 속이 상했어요. 분노로 끝내지 말고 인천국악을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그 다짐이 결실로 이어지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공연이 멈추며 문화계가 어려움을 맞게 된 코로나 시기였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옐로밤 이영찬 대표와 인천국악의 역사를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활동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섰고, 오래된 자료와 그가 기억하는 지역 이야기의 퍼즐들이 하나둘 맞춰졌다. 그 과정에서 1963년 준공돼 인천 국악원의 역할을 한 '경아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개관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는 “1920년 고전국악 연구단체 성격의 '이우구락부'가 창설됐다. 이것이 인천 풍류의 시작이며 이후 경아대가 준공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인천국악의 모습을 갖췄다. 인천 풍류의 아버지 이두칠(1901∼1975)을 중심으로 정악, 시조, 가야금, 무용을 온종일 가르쳤다”며 “인천 가무악희의 정신은 '이우보인'이다. 벗들과 함께 뭉쳐서 각자에게 부족한 어진 에너지를 서로 보충하자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인천국악의 밑바탕에 흐르는 정신으로 이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에는 출판을 기념해 중구 버텀라인에서 '인천국악 화양연화'라는 주제로 기념 공연이 열렸다. 1960년대 인천 전통예술의 대가 삼인방 민천식 춤방, 이두칠 율방, 양소운 춤방 등의 모습을 담으며 책 출간의 의미를 더했다.
“딱 1년 전이네요. 지난해 12월 서울시문화상(국악부분)을 받았어요. 서울시장이 주는 상패를 받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당연히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여기가 인천이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이번 책 출간이 끝이 아니에요. 내가 사랑하는 나의 고장 인천을 위해, 인천 국악을 위해 더욱 애쓰려고 해요. 익숙했던 인천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