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물 널린 옆 골목 출입 통제
횟집 업주 “가게 앞 흉물스러워”
음식점 업주 “손실 보상 어쩌나”
18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구 논현동 그랜드팰리스 호텔 정문 앞.
전날 밤 이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몸을 피했던 투숙객들이 객실에 있는 짐을 가져가기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관 안내를 받으며 차례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옷가지 등을 갖고 나왔다.
화재 당시 호텔 7층에 묵었다는 투숙객 이상일(47)씨는 “피곤해서 일찍 자려고 했는데 창문 틈으로 검은 연기가 스며들었다”며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을 열어봤더니 검은 연기가 올라와 불이 났음을 직감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잠옷 차림에 롱패딩만 입은 채 급히 피신했던 그의 검은색 외투는 하얀 재와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온 물이 묻어 얼룩덜룩해진 상태였다.
이씨는 “연기를 많이 맡아서 머리가 아프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당분간 일을 쉬어야 할 것 같다”며 “업무용으로 쓰던 차량도 불에 타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호텔 주변에서 장사하는 상인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호텔 후문 쪽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원우(48)씨는 “화재 여파로 하루 이틀 정도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영업을 재개해도 흉물스러운 건물이 가게 앞에 있는데 누가 찾아오겠나”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호텔 주변에는 화재로 인해 건물 외벽에서 탈락한 패널들이 널려 있었으며, 온갖 건물 잔해물들이 떨어져 있는 옆 골목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이 골목에서 7년째 해물 음식점을 운영해온 김정식(44)씨는 “최근 연말연시를 맞아 가게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었다. 이번 주에만 7∼8팀의 단체 예약이 있었는데 장사를 못하게 된 상황”이라며 “영업은 못하는데 간판과 천막만 불탄 정도여서 제대로 된 손실 보상도 받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남동구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피해 상황을 파악한 후 보상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현재 화재 피해 규모와 재산 손실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일단 화재 원인 조사 등 상황을 지켜본 뒤 결과에 따라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