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관극장 공공매입 요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애관극장을 공공매입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와 애관극장 관계자 등은 극장 보존 및 활성화를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공공매입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공공매입을 요구하는 쪽은 애관극장이 1885년 협률사로 출발해 1925년 '애관'으로 이름을 바꾼, 조선인이 설립한 최초의 극장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녔기에 인천시가 이를 매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민선 7기 인천시는 민간협의체를 구성·운영하며 극장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박남춘 시장은 “문화적 자긍심과 상징성을 지닌 애관극장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지혜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민선 7기 때까지만 해도 애관극장 공공매입은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였다.

한 지역에서 역사와 삶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소소해 보이지만 지역민에게는 큰 비극이다. 따라서 과거 인천을 대표했던 공간이 문을 닫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옛 추억을 간직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 시민 삶, 공공가치를 감상주의로 접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애관극장 공공매입은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니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애관극장 건물이 과연 공적 자산을 투입해 보존할 만큼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인지, 활용 가치는 있는 것인지, 시민 삶에 기여를 하는 것인지, 지속 가능성은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따져야 한다. 즉 공공매입이 능사가 아니란 얘기다.

지난 2021년 '애관극장 역사문화적 가치평가 연구 용역' 결과 애관극장의 역사성은 인정되나 건축물 가치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현재의 애관극장 건물은 조선인 최초의 극장 협률사와도 6·25 전쟁 이전 '애관'과도 전혀 다르다. 행정 당국은 공적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오히려 애관극장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과 건물 소유주가 주체가 되어 보존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