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강화와 민생 챙기기 행보가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윤 대통령이 국민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생활 속 주제를 심도 있게 토론하기 위해 민생 타운홀 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소통 강화와 민생 챙기기에 나서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일인데, 언론은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소통 강화에 나선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반대로 그동안 윤 대통령이 소통의 문을 걸어 잠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정부는 국민을 이념과 진영의 잣대로 갈라치기를 했다. 대통령이 국민 목소리를 진심으로 경청하는 것인지 많은 국민은 불신과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국민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야당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정부와 여당의 불통과 독선에 경고를 보냈다.

어떤 이유에서든 윤 대통령이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생을 살피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가 내년 총선에서 민심을 얻고자 하는 정치적 레토릭만이 아니라, 발언과 행동 하나하나에 진심이 엿보여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윤 대통령은 최근 중동 순방 전에도 “진짜 민심을 듣겠다”며 “비서실장부터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이 한 예이다.

물론 일회성 정치 행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또 윤 대통령이 당장 만나야 할 사람과 해야 할 일은 많다. 먼저 진정한 소통을 하려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및 특히 야당과의 관계 회복이 우선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처음 대화를 나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야당 대표와 회담을 가져야 한다. 또 1년 넘게 중단된 정례 기자회견을 재개해야 한다. 소통의 실질적인 창구는 야당과 언론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