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문화 조성…국제기구 발돋움

2013년 출범, 세계 최대 관리 기구
111개 국 121개 선거기관 가입
10년간 국제 선거 참관 활동 활발

모에피야 의장 “회원국과 긴밀 소통
선거관행 개선…민주주의 지지·대변”
▲ 모소토 모에피야(왼쪽)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의장과 신용석(오른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가 지난 1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A-WEB 창립 10주년 기념 컨퍼런스'를 앞두고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선거기관협의회
▲ 모소토 모에피야(왼쪽)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의장과 신용석(오른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가 지난 1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A-WEB 창립 10주년 기념 컨퍼런스'를 앞두고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선거기관협의회

민주화 이후에도 민주주의는 선거로 지탱됐다. 기나긴 독재를 끝낸 민주주의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 정책) 종식도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자리잡을 수 있었다. 남아공선거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소토 모에피야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의장은 “선거를 잘 치러왔던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며 “지난 10년간 협의회도 역동적으로 성장하며 전 세계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지난 12일 컨퍼런스를 개최한 세계선거기관협의회와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가 만남을 가졌다. 인천에서 첫발을 뗀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세계 111개 국의 121개 선거기관이 가입한 국제기구로 발돋움했다. 민주주의는 이제 인천에서 세계를 향해 오늘날 선거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남아공에 여러 차례 가봤습니다.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도 두 번 정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멋집니다. 남아공 사람이나 다름없네요.(웃음)

▲ 모소토 모에피야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의장. /사진제공=세계선거기관협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지 2년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의회에 몸담기 전에 한국을 알고 있었나요? 한국 선거제도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한국에 와본 적은 없었지만,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남아공에 있는 한국인들이요. 아직 한국 선거를 현장에서 지켜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한국이 선거를 잘 치러왔다는 것과 국민들이 선거에 익숙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민주주의가 새롭지 않고 익숙하다는 의미입니다. 남아공은 아직 젊은 민주주의입니다. 저보다도 훨씬 어린 스물 아홉 살입니다.

 

▲아시다시피 의원내각제를 적용하는 나라들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프랑스는 대통령제입니다. 심지어 미국도 선거제도에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선거제도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모든 선거는 도전에 직면해왔습니다. 선거는 100% 만족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선거를 믿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거에선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누군가는 지고, 누군가는 이길 것입니다. 그리고 패자들은 결과를 믿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선거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선거제도를 실효성 있게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까요.

-선거제도가 중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선거를 실시하는 사람들이 정직하게 일을 수행하고, 국민들이 선거를 투명하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선거가 투명해지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면 사람들은 선거제도에 자신감을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에서 승리한 사람들은 명확한 시각과 감사하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선거 과정에 의문이 생긴다면 패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됩니다. 투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거에서 문제삼을 만한 것이 없으면 패배한 사람들도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 세계선거기관협의회가 지난 8월20일 과테말라 대선 투표일에 현지를 방문해 선거 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선거기관협의회
▲ 세계선거기관협의회가 지난 8월20일 과테말라 대선 투표일에 현지를 방문해 선거 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선거기관협의회

▲세계선거기관협의회에서 100여개 나라들이 가입돼 있습니다. 회원국은 어떻게 결정됩니까.

-모집하는 방식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의회는 국제기구이고, 세계적으로 회원국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선거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들도 있고, 협의회 활동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최대한 전문화하고자 합니다. 120여개 선거 관리 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감당할 만한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대체로 개발도상국들이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이미 상당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오늘도 한 회원국과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선거 참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죠. 우리가 하는 일을 이해하는 과정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공정하고, 아름답고, 멋진 선거제도를 가진 세 나라를 꼽아주시겠습니까. 남아공?(일동 웃음)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물론 저는 아프리카에서 일을 자주 합니다. 아프리카에선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곳이 지닌 좋은 점들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아프리카는 민주주의에 더욱 많이 의지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남아공과 말라위, 케냐에서 선거를 치르는 방식이 상당히 향상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가나 또한 선거가 발전된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 세계선거기관협의회가 지난 8월20일 과테말라 대선 투표일에 현지를 방문해 선거 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선거기관협의회

▲공정한 선거제도를 많은 나라들이 도입하려면 협의회 활동이 중요할 텐데, 현재 사무처 규모로는 어려움도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10년은 긴 시간이 아닙니다. 그래도 10년 사이에 우리가 성취한 건 대단한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선거 관행이 개선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합니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관찰자 임무를 수행하면 서로에게서 배우는 방법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회원국들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선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향해서 우리는 계속 그것을 지지하고 대변할 것입니다.

▲ 신용석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
▲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

/대담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

/정리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 세계선거기관협의회 로고. /자료=세계선거기관협의회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는 2013년 출범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선거 관리 분야 국제기구다. 사무처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지(G)타워에 위치한다. 현재 111개 국에서 121개 선거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선거 관리 지식과 정보 교류의 플랫폼인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국제 선거 참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1월 에콰도르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국민투표, 파라과이 동시 선거, 태국 국회의원 선거 등에 참관단이 파견됐다. 지난 8월 과테말라와 에콰도르에서 대선 참관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선거 관리 역량 강화 사업도 이어오고 있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87개 국의 선거 관리 공무원 951명을 교육했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송도국제도시에서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6개 국에서 선거 관리 기관장이 방한했다. 121개 회원 기관과 20여개 국제기구 관계자도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10년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처가 53개 회원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49개 기관이 협업과 소통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장인식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참여적인 선거를 실시하는 데 효율성을 향상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여정을 시작했다”며 “모든 회원 기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경험 교류의 기회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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