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챗GPT 홈페이지 캡처

9일(현지시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사업 구상에서도 세계 최고급 경영대학원생들을 월등히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학생들과 챗GPT4에게 50달러, 한화 약 6만6천 원 이내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상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WSJ은 와튼스쿨 학생들이 제시한 새로운 사업 200개를 임의로 선택했고, 챗GPT에는 아이디어 100개를 먼저 만들게 한 뒤 과거 성공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 훈련을 시키고 난 뒤 100개를 더 제안하라고 지시했다.

챗GPT는 200개의 사업 제안을 만들어 내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한 사람이 200개의 아이디어를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챗GPT의 압승이라 볼 수 있었다.

판정단은 아이디어의 양과 질, 탁월한 아이디어의 수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양측의 성과를 평가했다.

아이디어의 질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는데, 제품이나 서비스가 구현되면 살 의향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에 챗GPT4의 아이디어가 와튼스쿨 학생들의 것을 능가했다.

학생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의 평균 구매 확률은 40%로 산출됐으나 챗GPT는 47%로 나왔다.

성공 사례 입력을 통해 훈련받은 챗GPT4가 내놓은 사업 구상은 평균 구매 확률이 49%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즉, 챗GPT가 사람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평균적인 내용도 더 훌륭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다만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시장의 눈길을 끌 만한 독보적인 가치가 있어야 하는 만큼 WSJ은 평균의 오류를 보정하기 위해 눈에 띄는 훌륭한 아이디어 수도 비교에 나섰다.

그 결과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업안 40개 중에서 무려 35개가 챗GPT가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시장에서 성공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구상하는 데 있어 AI가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WSJ은 이에 대해 "생산 비용의 급감은 논외로 치더라도 탁월한 사업 구상에서의 35대 5의 결과는 창의성과 혁신에 대한 기존 사고방식에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고 사람에게 뼈아픈 지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 상당한 신뢰도를 갖춘 아이디어의 새 원천이 생겼다는 점 ▲ 인간과 기계가 대결보다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WSJ은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 구상 대결에선 AI에 졌지만, 결과에 책임지는 결정자로서의 주체가 돼 앞으로 기계와의 공조를 통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아주 암울한 소식만은 아니라고 봤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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