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태시민 프로그램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중요성 인식' '생태적 삶 전환' 목적
찾아가는 기후학교 '멸종위기종 그리기' 등 70개 프로그램
어린이·가족 단위 생태 체험, 교육장·강사진 갖춘 단체 공모
초·중학교 맞춤형 프로그램 … 생태체험 거점학교 운영 지원
중 1학년 대상 기후생태환경교육, 저어새 등 주제 9개 강좌
 

'지구의 날'을 맞은 지난 22일 인천시교육청과 인천시 공동 주최로 열린 기념행사에서 '기후위기 시계'가 세워졌다. 인천애뜰 잔디광장에 놓인 시계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인 '6년 91일'이 표시됐다. 기후위기 시계를 늦추는 길은 하나뿐이다. 인간 활동으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흡수량을 높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이다. 인천은 2018년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를 통해 '지구 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채택된 도시다. 변화는 미래 세대인 학생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으로 학생 동아리, 찾아가는 기후학교, 지역형 생태시민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면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학생들이 대응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구생태시민 양성을 위한 생태전환교육 시행계획'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천형 생태환경교육을 확대하는 올해 시행계획은 민관 협력을 통한 생태시민 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태적인 삶으로 전환하는 실천 노력을 담은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 중학교 1학년 대상으로 기후·생태·환경을 주제로 하는 자유학년제 교육 과정이 운영되고, 민관이 손잡고 '찾아가는 기후학교'를 연다. 인천중앙공원 어린이 생태 체험도 지역형 생태시민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된다.

▲ ‘찾아가는 기후학교’가 진행된 남인천여중에서 지난해 10월 에너지 교실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 ‘찾아가는 기후학교’가 진행된 남인천여중에서 지난해 10월 에너지 교실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민관 협력으로 '찾아가는 기후학교'

'찾아가는 기후학교'는 2021년 시교육청이 주최한 '청소년 정책 100인 토론'에서 출발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청소년 목소리가 나오면서 22개 환경교육단체와 교사실천단 협력으로 초중고 대상 60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해 183개 학교에서 766학급, 학생 2만1237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올해 '찾아가는 기후학교'는 민관협의체가 만든 70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초등학교는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3개 프로그램으로 나뉘고, 중학교 1학년과 2∼3학년, 고등학교용 프로그램이 별도로 만들어졌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멸종위기 동물 그리기'부터 고등학교 과정인 '기후위기와 정의로운 기후행동'까지 기후위기·탄소중립과 연계한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교육 대상도 1000학급으로 늘어난다. 초중고와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700학급 신청을 받은 시교육청은 2학기 300학급에서 추가로 '찾아가는 기후학교'를 열 예정이다. 시교육청 AI융합교육과 관계자는 “지역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인천 자원과 사례를 활용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학교와 교육청이 유기적인 생태전환교육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생태 프로그램

민관이 힘을 모은 환경 교육은 '찾아가는 지역형 생태시민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고 있다. 관찰 활동으로 어린이 생태 감수성을 높이는 생태시민 프로그램은 마을활동가·환경단체와 협업해 시교육청과 가까운 인천중앙공원에서 이뤄진다.

올해 지역형 생태시민 프로그램에는 초등학생 80명이 참여한다. 인천중앙공원 생태 모니터링과 생태 해설 교육이 진행되고, 지난해에 이어 '초록보물 어린이 탐사대'가 운영된다.

가족 단위로 함께할 수 있는 생태 체험도 이어진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학부모가 휴일을 활용해 인천 숲을 탐방하는 '생태체험 치유교육'이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달 240명씩 참여하는 생태체험 교육으로 정서적 치유를 제공하고 생태시민을 육성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교육청은 체험 교육 장소와 강사진을 갖춘 단체 공모를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부곡초 4학년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찾아가는 기후학교’에서 로컬푸드를 주제로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br>
▲ 부곡초 4학년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찾아가는 기후학교’에서 로컬푸드를 주제로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초등과학교육·자유학년제 연계 과정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선 맞춤형 생태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을 찾아간다. 우선 초등과학교육 중심 학교인 석암초·진산초·만수북초·심곡초·삼성초는 5개 교육지원청 과학교육관을 활용한 생태교육을 한다. 시교육청은 교육 과정과 연계한 생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초등 생태체험교육 거점학교'로 삼아 지원할 예정이다.

중학교 과정에서 일정 학기 동안 체험 활동으로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하는 '자유학년제' 활동에서도 환경 교육의 장이 열린다. 시교육청은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50개 학교에 '자유학년 기후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기후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은 이달부터 11월까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자유학년제 활동과 연계해 인천 생태·환경 현안을 공유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올해 프로그램은 기후위기와 자원순환, 해양·갯벌, 생물 다양성, 깃대종·저어새 등 5가지 주제별로 9개 강좌가 준비됐다. 신청 학급별로 16시간씩 프로그램이 열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후위기, 자원순환, 생물 다양성, 갯벌 등 인천을 기반으로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미래 세대가 기후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여 탄소 감축에 동참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 자유학년제와 연계한 기후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흥중 학생들이 지난해 7월 '지금 말하고 행동하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피켓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자유학년제와 연계한 기후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흥중 학생들이 지난해 7월 '지금 말하고 행동하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피켓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 이란

'환경·인간 공존' 수업

'생태전환교육'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생태적으로 전환을 이끌어내는 교육을 일컫는다. 환경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 인간 중심적 가치관과 생활 방식에 있다는 윤리적 성찰 위에서 교육을 통해 생태지향적 인식 전환을 꾀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교육 과정 개정에 앞서 생태전환교육을 모든 교과와 연계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초등학교는 생명과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기르고, 중고등학교 수준에선 생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역량을 쌓는다는 목표다.

인천시교육청도 지난 2월 시행한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조례'를 통해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이 조례는 해마다 수립하는 시행계획을 바탕으로 학교 교육 과정에 생태전환교육을 편성·운영하고, 지역사회와 협력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한길초 6학년 학생들이 지난해 6월 '찾아가는 지역형 생태시민 프로그램'으로 굴포천 생태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 한길초 6학년 학생들이 지난해 6월 '찾아가는 지역형 생태시민 프로그램'으로 굴포천 생태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생태전환교육 학생 동아리

1개 1교 동아리, 기후정의 실천

인천 학교를 가면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생태전환교육 학생 동아리'다.

인천시교육청은 '1교 1개 동아리' 방침을 통해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생태적 활동을 실천하는 동아리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57개 학교에서 학생 자치 중심의 생태전환교육 동아리 운영비가 지원된다.

이들 동아리는 학교와 지역에서 의미 있는 전환을 이뤄내고 있다. 효성고 동아리는 '앎으로 무장하고 삶으로 살아내기'를 주제로 교실과 급식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정의 행동에 나섰다.

구월초 동아리는 논 습지 프로그램으로 생태 감수성을 쌓았고, 은봉초 동아리는 '일상에서 꾸준함'을 강조하며 1년 내내 텃밭 가꾸기 활동을 이어갔다.

남부교육지원청 동아리 모임은 학익용현갯골에서 저어새·물수리 등을 관찰하고 기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저어새 오복이 이야기', '용현갯골 이야기'라는 그림책을 펴내기도 했다.

도성훈 교육감은 “2021년부터 인천 학교마다 기후생태환경교육 학생 동아리를 운영하고, 활동비를 지원해왔다”며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실천적 자세가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미래 인천을 위해 학생 스스로 변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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