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센터 임마엘서 모임
국내 은둔 청년 13만명 추산
“자녀와 연극 하고파” 제안도
▲ 6일 인천 미추홀구 사단법인 임마엘에서 열린 은둔형 외톨이 자녀를 둔 어머니들 공유 모임인 '맘맘북토크'에 참석한 안귀옥 사단법인 임마엘 이사장과 임말희 교수가 어머니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14살 아들을 둔 엄마 이모씨는 집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는 “아이가 심심하고 외로울까봐 최대한 얘기해보려고 하는데 오히려 귀찮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20대 외동아들을 둔 김모씨는 “편하게 대화했었던 아들이 성인이 되면서 진로와 대학 문제 때문에 가족과 마찰을 겪자 방으로 숨어버렸다”며 말을 흐렸다.

6일 오후 2시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에 위치한 가족상담센터 임마엘에서 '은둔형 외톨이' 자녀를 둔 엄마 6명이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어 '히키코모리'의 한국식 표현으로, 집 안에 칩거한 채 6개월 이상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2020년 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를 보면 고립과 은둔을 택한 청년들은 약 13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엄마들 모임은 심리학책을 같이 읽고 내용을 공유하면서도 그동안 가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는 자조 모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엄마는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보면서 자녀 문제를 고민했지만 직접적 도움이 되기는 어려웠다”며 “내 경험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자조 모임에 참석하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자조 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은 은둔형 외톨이 자녀들과 함께 연극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1년 동안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던 조제 작가는 경험자로서 “엄마와 아빠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재판' 같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은둔형 외톨이들이 자기 속내를 충분히 털어내고,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도 생길 것”이라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 사회자로 참석한 임말희 한국열린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엄마들은 가정에 많은 관심을 쏟기 때문에 아이가 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 초조해하고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며 “이번 자조 모임은 엄마들의 안전한 기지가 만들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