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타 루이세 노르웨이 공주와 약혼자 듀렉 베넷./사진=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무속인과 결혼을 약속한 마르타 루이세 노르웨이 공주가 대체의학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왕실 공식 업무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이 밝혔다.

노르웨이 왕실은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공주가 더이상 왕실을 대표하는 공식 업무는 하지 않는다"며 "하랄드 5세 국왕의 뜻에 따라 공주로서의 작위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루이세 공주는 하랄드 5세 국왕의 장녀로, 지난 6월 스스로 주술사라고 주장하는 미국인 듀렉 베렛과 약혼했다.

스스로 '할리우드의 영적 지도자'라 칭하는 베렛은 2019년 사람들이 암에 걸리는 것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등의 주장이 담긴 책 '스피릿 해킹'을 발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자신의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을 준 것이라며 메달을 판매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루이세 공주 또한 한때 신비주의에 경도돼 죽은 이의 영혼을 볼 수 있고 천사와 소통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난이 거세게 일자 루이세 공주는 그해 공주로서의 작위를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노르웨이 왕실은 공주의 공식 업무 중단 결정에 대해 "(그들의) 상업활동과 왕실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르웨이 보건당국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의학지식과 과학적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루이세 공주는 이런 왕실의 입장과 달리 "좋은 삶과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요소들을 연구 보고서 하나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며 "영성과 친밀감, 요가와 명상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사적인 한 사람으로서의 나와 왕실의 일원으로서의 나를 구분 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제 자신의 견해를 누군가가 대신 답변해주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라보는 노르웨이 대중의 시선은 냉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이 보도한 지난 9월 설문조사에 의하면 노르웨이 국민의 17%가 왕실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대부분이 루이세 공주와 남편 베렛을 그 이유로 꼽았기 때문이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