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나무처럼…더불어 자란다

1996년 개교…미래지향적 공교육 변화 방향 선도
학생 주도의 인기만점 체험 프로그램 '통합기행'
교직원·학부모·주민도 참여하는 '동아리 오픈랩'
덴마크 고등학교와의 '국제교류' 등 다양한 교육
새로운희망경기교육
▲ 인창고등학교 전경.
▲ 인창고등학교 전경./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 국제교류 프로그램 중 하나인 톡톡콘서트.
▲ 국제교류 프로그램 중 하나인 톡톡콘서트./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인창고등학교는 '아름다운 숲을 닮은 배움 공동체'를 약속하며 성장하고 있는 학교다. 인창고는 1996년 개교해 모두를 한 아름으로 끌어안아 함께 성장하는 인창인, 나다운 모습을 찾아 진지하게 성찰하는 인창인, 큰 숲을 이루는 나무처럼 사회에 기여하는 인창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인창고는 미래지향적인 공교육의 변화 방향을 선도하고 있는 학교다. 2010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후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교육의 본질과 학교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또, 같은 해부터 과학 중점학교를 운영하며 인문학적 감수성과 과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융합적 과학 기술 교육을 교육과정 안에 구현하고 있다.

▲ 인창고등학교 학생들의 동아리오픈랩 활동 모습.
▲ 인창고등학교 학생들의 동아리오픈랩 활동 모습./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인창고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과 우정과 신의로 다져진 끈끈한 교육공동체를 자랑하는 학교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체험 코스를 정하고 전 과정을 학생 주도로 진행하는 '통합 기행'은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프로그램이다. 교과서와 교실 밖에서 진행하며 이른바 '길 위의 학교'로도 불리는 통합 기행은 학교 안에서는 배울 수 없는 수백 가지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에도 지난 8월 말부터 2박 3일간 2학년 학생 16개 팀이 통합 기행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인창 동아리 오픈랩' 또한 인창고에서 진행되는 학생 참여 프로그램 중 하나다. 구리역 광장에서 진행된 올해 오픈랩 행사에는 모두 24개 부스가 만들어졌으며, 3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과학 중점 동아리의 실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생태, 역사, 심리, 전통문화 등 다양한 동아리가 참여해 각양각색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아리 오픈랩은 인창고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직원, 지역 주민들까지 참여하며 지역 친화적인 행사로 거듭나고 있는 인창고만의 특색 행사다.

▲ 덴마크 학생들과 국제교류 행사 중 하나로 경복궁을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 덴마크 학생들과 국제교류 행사 중 하나로 경복궁을 방문한 모습./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2018년부터 시작된 덴마크 류슨스틴 고등학교 학생들과의 '국제교류'도 있다. 올해에는 지난 9월 말 진행됐으며, 학생회가 주도한 구리역 광장에서의 환영행사, 밴드 동아리 학생들의 버스킹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덴마크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공동 수업은 학생들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두 학교의 학생들은 우리 전통 타악기 장구 배우기부터 '학교 안 공공미술'을 주제로 한 미술 수업, 과학실험실에서 진행되는 팀 프로젝트 수업, 즉석 하이쿠(일본 단시) 짓기, 덴마크 문화 이해하기 등 다양한 수업을 함께 들으며 인문학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게다가 토크 콘서트와 체육 활동, 경복궁 방문 등의 공식 프로그램뿐만이 아닌 홈스테이 친구, 가족들과의 개별적인 교류도 학생들에게 각별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인창고의 특색 프로그램들은 소통하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에서 기인한다. 그런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학교 자치의 중핵, '3주체 협의회'는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 대표와 각 자치회의 회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교장, 교감 선생이 함께 협의하는 회의기구다. 각 자치회에서 가지고 온 안건을 공유하고 협의한다.

학부모회에서는 혁신학교 지속가능성에 대해, 학생회에서는 학생회 선거에서의 학생복지 공약의 실현에 대해, 교사회에서는 동아리 활동 시간의 효율적 운영과 통합 기행의 평가에 대해 안건을 제안하는 식이다. 3주체가 각각의 자치회를 대표해서 안건을 제안하면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을 들여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 우현주   교장
▲ 우현주 인창고등학교 교장./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우현주 교장은 “인창고는 둥그렇게 둘러앉아 이야기하기, 마음을 읽으며 듣기, 다른 것을 이해하기, 함께 만들어가기의 문화가 교육과정으로 이어지는 학교”라며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우리 학교 학생 글솜씨 자랑

 

▲교내문학상(운문 부문) 수상작

제목 : 재개발지역

 

모여 있는 집 건너 높은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땅이
왜인지 오늘따라 멀게 느껴진다.

구불한 골목 사이를 지나 풀벌레 따라가면 조용한 대문이 보인다.
아파트에서는 파란 대문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작고 초라한 것은 눈에 담을 필요 없다.

네가 거기 산다.
사람의 생에는 알게 모르게 보이는 위치가 있다고 너는 말한다.

아파트는 멀리서도 잘 보인다.
그들은 하늘과 가장 가까이 산다.

여전히 나는 그 집에 산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너를 본다.

사람의 생에는 알게 모르게 보이는 위치가 있다는 걸 나는 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너와
차가운 창문으로 널 바라보는 나를 안다.
너는 날 작지 않아도 작게 본다.

이제는 나도 안다.
너는 동경이자 부러움, 숙명, 운명 같은 거라고,

네가 거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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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서 인창고교 2학년./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조윤서 인창고교 2학년

 


 

▲1차 인문학 에세이 대회 수상작

인창고 특색 프로그램 '드림특강' 참여 후기

고등학교에 올라와 가장 좋았던 건 '인창 아카데미'와 '드림특강'이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흥미가 없고 내 진로와 관련이 없어도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해 신청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며 관련 분야가 아니어도, 평생 살면서 써먹지 못할 것 같은 내용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에서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경제, 정치, 운동과 같은 내가 흥미 있어 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참여하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사회시간에 정말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이자 오마이뉴스의 대표이신 오연호님께서 오신다는 말에 정말 기뻤다. 한편으로는 당시 강의날짜가 시험을 얼마 앞두지 않아 속으로 참가 고민을 많이 했다. 책으로 봤을 때는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공부만이 성공의 길이 아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당장 하라'는 식의 주변에서 꽤 들어본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닌지, 내가 깨달을 수 있을 만한 내용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지 약간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의구심은 강의 초반부터 말씀하신 '덴마크는 주중까지 즐겁다', '말로만 괜찮다 하지 말고 실제로도 괜찮으세요'라는 말들로 무너졌다.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나 스스로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 '씨앗은 뿌린 대로 거둔다'와 '선한 영향력'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요즘 흔히 말하는 '이 분은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많이 고쳐졌지만, 자꾸 남과 비교했던 내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만 해도 '쟤 왜 저러지?' 싶을 정도로 나에게나 남에게 엄격했는데, 아직도 시험이나 수행평가가 있을 때 내색하지 않고 혼자 고민했던 내용도 마치 아시는 것처럼 딱 얘기해주셔서 좋았다.

살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힘든 일도 있었고 지금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지만, 생각보다 세상은 좁고 좋게 지내면 써먹을 때가 온다는 내 생각에도 '인생은 내내 성장기'라는 말씀으로 공감해주셨다. 또, 변화의 주인은 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라도 유의미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3년 전과 비교해 나에겐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강의 역시 내 마음가짐을 많이 바꾸어 주었고, 대입이라는 힘든 일상 속에서 자그마한 등불 같은 해답을 위한 길이 된 것 같다. 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 부모님이 평소 말씀하셨던 내용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미안하고 고맙다는 감정표현을 잘 못하던 내가 친구와 영화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자그마한 방향제와 모아놓았던 용돈을 챙기는 걸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들 나를 외향적이고 활달한 사람으로 아는데 의외로 내성적인 사람이라 아는 사람이 없으면 모르는 분한테 말도 잘 못 하고 그냥 넘긴다. 그런 내가 강연 끝나고 대표님께 직접 얘기를 할 정도로 성격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진로로 언론 쪽은 생각도 안 해봤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인턴십 과정 등 조그맣게 관련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과장 조금 보태면 아마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강연이었다. 좋은 강연해주신 오연호 대표님, 대표님과 인연을 이어온 인창고 선생님 및 선배님들께, 인창고를 선택한 나 자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현용재 인창고교 1학년.
▲ 현용재 인창고교 1학년./사진제공=인창고등학교

/현용재 인창고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