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가꾸는 교육…아이들 꿈 영글어 간다

2001년 개교…2010년 안양 첫 혁신학교 지정
① 책 ② 문화예술체육 ③ 다모임 ④ 생태전환
4형태 교육과정 운영 … 올바른 성장 도와

'주제 중심 통합 프로젝트' 학교 자랑거리
'나' 이름뜻 알기·'나' 글쓰기 등 참신한 활동
▲ 삼봉초등학교 전경./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 삼봉초등학교 전경./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 삼봉초 인권 캠페인.
▲ 삼봉초 인권 캠페인./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삼봉초등학교는 안양천을 옆에 두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과 더불어 다양한 생명체와 함께 지내고 있는 자연 친화적 학교다. 2001년 개교해 605명의 학생이 뛰놀고 있는 삼봉초는 환경을 지리적 환경을 하나의 교육 생태계로 공유하며 2010년 안양시 내에서 가장 먼저 혁신학교로 지정돼 학생 중심 교육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삼봉초는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역을 4가지로 구분해 '4형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형태는 '책과 함께 하는 주제 중심 통합 프로젝트', 2형태는 문화예술 체육 교육과 디지털 소양 교육을 주로 하는 '삶을 가꾸는 미래역량함양 교육', 3형태는 '참여와 소통의 다모임과 형제 우애', 4형태는 '감수성을 기르는 생태전환교육'이다.

이 중 가장 큰 자랑거리는 학생들의 발단 단계를 고려해 학년별로 연 4회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학습이다.

▲ 삼봉초 프로젝트 책 만들기.
▲ 삼봉초 프로젝트 학습 책 만들기./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삼봉초의 프로젝트 학습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 간 통합을 이루는 '주제 중심 통합 프로젝트'로, 알기-체험하기-실천하기-발표하기 모두 네 단계로 진행된다. 큰 주제는 선생님들의 연구와 토의를 통해 학년에 필요한 내용으로 정하고, 주제 안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나 체험해 보고 싶은 내용은 학생들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단계별로 구성해 가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올해 4학년에서 운영했던 '나' 프로젝트에선 '일수의 탄생'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진행했는데, 나와 관련된 숫자 말하기, 나의 이름 뜻 알기, 내가 생각하는 나를 솔직하게 글쓰기, 나의 태몽 그리기, 나와 닮은 음악 찾아보기, 내 인생에서 즐거웠던 일 발표하기, 나와 닮은 동물 만들기 등 다양하고 참신한 활동이 이어졌다.

삼봉초 학생들은 알차게 구성된 체험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삶과 연계한 배움을 경험하고 미래 역량을 나날이 키워가고 있다.

▲ 조병익   교장
▲ 조병익 삼봉초등학교 교장./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조병익 교장은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것을 교육의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며 “교육을 통해 학생이 배우고 성장하듯, 교사도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곳이 학교”라고 말했다.

그는 삼봉초의 비전으로 '존중', '배려', '성장'을 제시하며 “교육과정을 통해 구체화해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봉초는 기후변화가 심각한 현시대를 반영해 작년까지 생태교육을 운영, 올해부터는 '생태전환교육'을 확장 운영하고 있다. 사람을 포함한 곤충, 동물, 식물 등 다른 생명체와 지구 환경 전체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철학을 교육과정에 반영한 것이다.

▲ 삼봉초 환경 독서 토론 수업 활동 사진.
▲ 삼봉초 환경 독서 토론 수업 활동 사진./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생태전환교육 실천을 위해 3월에는 전 교원이 기후변화 전문가로부터 연수를 받았다. 학생들은 학년별로 사계절 생태교육, 각 학년 생명환경 프로젝트에서 진행한 환경 캠페인과 플로깅 활동,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교내 야생화 화단과 수생 생태계 조성하기 등을 진행하며 환경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교장은 “삼봉초 교육공동체는 학부모, 학생, 교직원이 학교를 위해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고 서로 소통하는 건강한 공동체”라며 “밝은 웃음으로 친구들과 즐겁게 학교에 다니는 우리 학생들과 학교 일에 진심으로 참여해 주시는 학부모님들, 항상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정을 펼치시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계셔서 행복한 학교”라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즐거웠던 환경 프로젝트

▲ 안양 삼봉초등학교 '프로젝트 흙공 만들기'.
▲ 안양 삼봉초등학교 '프로젝트 흙공 만들기'./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우리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환경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환경 프로젝트로는 <환경 쫌 아는 10대>를 읽고 모둠마다 주제를 정해 글쓰기, 환경 에코백 만들기, 환경 EM 흙공 만들고 던지기, 환경 EM 세제 만들기, 환경 UCC 만들기, 환경 뮤비 만들기,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소개하겠습니다.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EM 흙공 만들기였습니다. EM 흙공은 황토에 EM 미생물을 섞어 야구공 모양으로 만들고 발효시킨 것으로, 하천에 던지면 물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다 같이 동그랗게 모여 앉아 이상한 냄새가 나도 꾹 참고 주먹 정도의 크기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몇 주 뒤에 하얀 곰팡이가 피고 발효가 된 뒤 안양천에 나가서 안양천이 조금이라도 깨끗해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던졌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던지고 싶었는데 던지기를 하는 날 비가 좀 와서 아쉬웠었습니다. 하지만 안양천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뒤에는 2학년 동생들에게 EM 흙공에 대해 설명하며 제가 했던 활동을 전달해 줄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즐거웠던 활동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활동은 EM 세제 만들기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재료로 모둠 친구들과 같이 협동하며 만들어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잘 납니다. 열심히 만들고 남은 한 개는 영어 선생님께 드렸습니다. 만들고 나서 설거지를 해 보았는데 향기도 좋고 생각보다 깨끗하게 잘 닦였습니다.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세제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선생님께도 나눠드리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환경 프로젝트 중에 힘든 활동도 있었지만,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 같아 정말 보람이 있었습니다. 환경에 대해 배워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작은 실천이라도 열심히 하며 환경을 소중히 생각하겠습니다.

/홍승연 삼봉초 5학년

 

 


 

다모임장 활동

▲ '안양천 플로깅'.
▲ 삼봉초 '안양천 플로깅' 활동./사진제공=삼봉초등학교

저는 삼봉초등학교에서 1학기 다모임장을 맡아 활동했었습니다. 제가 6학년에 진학해서도 다모임장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5학년 때 다모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좋았던 기억이 많아서였습니다.

다모임장을 뽑는 날 후보에 출마하면서 저는 3가지 공약을 냈습니다. 첫 번째는 처음 다모임 위원이 된 후배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 두 번째는 행사 및 다모임 활동을 할 때 최대한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마지막으로는 다모임 위원들의 작은 의견들도 받아들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잘 실천한 공약은 행사 진행을 할 때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종이, 플라스틱 등 행사를 끝내면 생기는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았는데, 필요한 만큼만 재료를 아껴 쓰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행사를 해서 자원도 아끼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환경문제가 심각한 요즘, 쓰레기를 줄이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지구환경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후배 학생들을 많이 도와주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주는 것은 잘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후배 다모임 위원들과 시간표가 맞지 않다 보니 실제로 만나서 활동을 많이 도와주지 못했고, 여러 학생의 작은 의견들 또한 충분히 들어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저를 비롯한 모든 위원에게 다모임 활동은 정말 새롭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러 회의에 참여해서 선생님들과 다른 학교의 대표 친구들도 만나 회의를 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그 해결방법을 의논하는 등의 활동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또, 다모임회에서 힘을 모아 행사 준비를 할 때도 아주 즐거웠습니다. 삼봉초의 많은 학생이 행사에 참여해주고 “재밌었어”라고 말해 줄 때 다모임 위원으로 더욱 보람을 느꼈습니다.

우리 학교를 위해 학생들이 직접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시하는 건 제게 참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중학교에서도 학생회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다모임 위원이 된다는 건 좋은 경험과 자신감을 길러주는 활동인 것 같습니다. 삼봉초에서 졸업하기 전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이지민 삼봉초 6학년

 


 

학생들 작품 소개

삼봉초는 자연과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자연 친화적 학교다.

학교 주변의 아름다운 환경을 보고 경험하며 느낀 점을 시로 표현한 삼봉초 학생들의 동시 작품을 소개한다.

 

개나리

-엄태호 삼봉초 3학년-

 

개나리는

참 예쁘다.

햇살에 비쳐서 예쁜 별 같다.

예쁜 별 같다.

그 개나리가 우리 운동장 감싸니

더 빛난다.

오래도록 빛나고 예쁘면 좋겠다.

 

물웅덩이

-박성윤 삼봉초 3학년-

 

물웅덩이 위에서 뛰고

물웅덩이를 차고

그러다 첨벙!

너무 즐겁게 놀아서

내 바지가

젖는 줄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