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원 신청자 매년 증가
2017년 851명 】 올 2월 1092명
교권침해·교육환경변화 등 원인

경기도 교원들의 명예퇴직신청이 수년째 늘고 있다. 교권이 추락하며 자존감과 만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도내 초·중·고 교원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7년 851명이던 명예퇴직 신청자는 2018년 1162명, 2019년 1261명, 2020년 1456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월에도 1092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명예퇴직신청은 매년 2월과 8월 받는다.

명예퇴직 제도는 경력 20년 이상 된 선생님이 정년퇴직 1년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오랜 기간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한 중·장년의 교원들이 최근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명예퇴직이 증가한 이유로는 학생 등에 의한 교권 침해와 변화된 교육환경 등이 지목된다. 이로 인해 교원의 직업 만족도와 사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한창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해야 할 중견 선생님들의 명예퇴직은 교육계의 심각한 문제”라며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부당하고 악성적인 민원을 듣고, 학생 생활지도도 어려워지는 상황을 겪으며 '내가 교사가 맞는가'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교총이 제40회 스승의날을 맞아 전국 교원 7991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교원들은 '최근 1~2년간 사기가 어떻게 변화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려 78%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2009년 교총이 같은 문항으로 처음 실시한 설문에서의 비율(55.3%)보다 22%p 증가한 결과다.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별로 그렇지 않다(23.9%)', '전혀 그렇지 않다(9.6%)'고 답해 부정적 답변이 30%를 넘었다.

조 대변인은 “선생님들의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교권보호를 위한 교육청 등의 충분한 전담조직 및 인력 확보, 행정업무와 돌봄·방과 후 수업 등 교원이 수업과 학생에게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