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다른 정보 담긴 책 출판 유감"…오류 인정

 

▲ 미국 출판사의 한국사 교재 담당자가 이진희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중 일부.

일본군 위안부는 스스로 몸을 판 여성이라는 왜곡된 내용이 담긴 한국사 교재를 낸 미국의 출판사가 오류를 인정하고 인쇄 중단을 약속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의 교재 전문 출판사인 코넬라 아카데믹 퍼플리싱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주장을 담아 출판한 교재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형성: 한국사'(The Making of Korea in East Asia: A Korean History)에 대한 수정 조치를 약속했다고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일본계 미국 학자인 치즈코 앨런 하와이대학 국제연구 펠로십 담당자가 집필한 이 책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스스로 몸을 팔거나 가부장제에서 가장의 빚을 갚기 위해 선급금을 받고 2~3년간 매춘을 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담겼다.

이에 대해 출판사 측은 편집 과정에서 전문가들도 위안부에 대한 주장을 포함에 여러 문제점을 지적해 저자에게 초고 수정을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앨런 씨는 유독 위안부 부분은 수정하지 않은 채 원고를 다시 제출했고, 당시 시간에 쫓겼던 편집진이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인쇄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출판사 측은 지난달 이 교재의 문제점을 발견한 뒤 조사를 요구한 이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담긴 채 책이 출판된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출판사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고쳐질 때까지 같은 내용으로 교재가 인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출판사는 이미 인쇄된 책에 대해서도 오는 9월 가을학기 교재로 채택될 경우 오류 공지문과 함께 배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문제가 된 교재에는 위안부 외에도 한국사에 대한 잘못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출판사에 알렸다.

앨런 씨는 조선총독부의 폭력과 차별, 민족말살정책을 정당화하는 식민지 시혜론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이에 대해 조선인들이 긍정적인 입장이었는 주장을 반복해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앨런 씨는 최근 일본 우익 학계와 연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온 학자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발행하는 해외 선전지 '저팬 포워드'에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책 '반일 종족주의'를 극찬하는 영어 서평을 쓰기도 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미국에서 열린 아시아학회에서 일제의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