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가 보내 준 심리테스트 해봤어? 그거 진짜 잘 맞아”

“MBTI 해봤지, 내 성격 딱 맞추더라!”

 

내 성격을 과자로 표현해주는 ‘스낵 성격 테스트’, 꽃으로 나의 성향을 알아보는 ‘꽃 MBTI’, 꼰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꼰대 테스트’ 등 각종 테스트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6가지 성격 유형을 구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표로 사용되는 ‘MBTI’가 비대면 온라인 시대에 들어서 재조명을 받으면서 시작된 ‘OO테스트’ 바람은 다양한 소재와 설정으로 새롭게 탄생해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이들은 테스트 결과를 SNS에 게시해 공유하고 널리 퍼트리며 즐긴다.

 

그렇다 보니 단순 놀이 요소로 소비되던 각종 테스트에 기업의 마케팅, 기부 문화 등이 더해져 점점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테스트들은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지만 참여자들은 자신의 상황과 들어맞는 결과를 신뢰하며 열광한다.

 

여기에는 ‘바넘 효과’가 나타난다. 바넘 효과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며,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심리 현상이다. 서커스단에서 사람의 성격을 맞히는 묘기를 부리던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1948년 미국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가 성격 진단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증명해 ‘포러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당시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격검사를 진행한 포러는 결과지와 본인의 성격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평가하도록 했고, 실험 당사자 중 80%가 검사 결과와 본인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포러는 모두에게 똑같은 검사 결과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바넘 효과를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재미와 소통을 위한 놀이로써는 문제가 없지만, 검증된 것이 아닌 만큼 과하게 몰입해 맹신할 필요는 없다. 자기 자신을 결과에 맞추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현정 인턴기자 kyul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