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2.0 시민주권시대-지방분권이 낳은 정치인 <상>]5.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방분권 2.0 시민주권시대-지방분권이 낳은 정치인 <상>]5. 이재명 경기도지사
  • 김기원
  • 승인 2021.04.18 18:16
  • 수정 2021.04.19 09:06
  • 2021.04.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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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싹 틔우고 키우고... 한국 정치사 다시 쓴다

#이끌다
삼수 끝 2010년 성남시장 당선
보편적 복지 등 한걸음씩 추진

#꿈꾸다
'노동자 대통령' 시동 걸었지만
친문계 벽 못넘고 완패 쓰라림

#다시 수장으로
'공정 세상' 앞세워 도지사에 도전
코로나 위기 속 정책철학 밀어붙여

#대선을 향해
과감한 개혁 정책 등 추진력 가속
진보·중도 폭넓은 지지 대권 '날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권 도전기는 지방분권과 맞닿아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장으로 시작한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한국 정치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 유력 정치인의 점유물로만 여겨졌던 대권 도전이 이젠 검증된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출신에게 더 유리해진 형국이다. 현재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지사의 정치 행보를 되돌아보면 자치분권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16년 서울 청계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국민이 맡긴 통치권한을 무당 가족에 통째로 던져버렸다”며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사진제공=경기도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16년 서울 청계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국민이 맡긴 통치권한을 무당 가족에 통째로 던져버렸다”며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사진제공=경기도

#지방정부를 이끌다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재명은 2006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성남시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치러진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분당구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고배를 마셨다.

삼수 끝에 2010년 6_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해 51.2%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본격적으로 정치인생의 막이 오른다.

취임 직후 이재명은 성남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성남시의 비공식 부채 상환이 어렵다며 사업 투자순위 조정과 예산 삭감 등 초긴축재정 작업을 벌였다. 이후 성남시는 2014년 1월, 선언 3년 6개월 만에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 모라토리움 종료를 선언했다. 당시 이재명은 “민선 4기 비공식 부채 7285억원을 모두 정리했다”고 선언했다.

또 부정부패를 막겠다며 시장실에 CCTV를 설치하라고 직접 지시하고 시민들, 특히 어린이들의 방문을 직접 받는 등 문호 개방형 시장의 행보를 보였다.

이후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해 첫 당선 때보다 득표율이 3.9%p 더 올라 55.1%의 득표율을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 이후 당시 이재명 시장은 중앙정부의 눈치 보지 않고 지방정부의 권한을 최대한 행사한다.

성남사랑상품권을 활용, 청년배당과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등 지역화폐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이 지사 정책의 중요한 논리인 '보편적 복지'는 성남시장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그는 '청년배당·무상 산후조리·무상교복 지원'의 3대 무상복지 사업을 진행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지방재정개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다./사진제공=경기도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지방재정개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다./사진제공=경기도

#이재명, 부정한 중앙정치와 맞섰다.

전국 266개 기초단체장 중 하나인 성남시의 수장에 불과했던 이 지사가 전 국민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계기는 2016년 '촛불혁명'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이었다. 서울 청계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이 지사는 “국민이 맡긴 통치권한을 무당 가족에 통째로 던져버렸다”며 “박근혜가 '상왕 순실이'를 끼고 대한민국을 우롱하고 있다” 등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와 각종 사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것도 이 지사의 인지도를 높인 한 요인이었다.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국가정보원이 개입했다며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 등을 고소하면서 정부에 맞섰다. 2016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사의 무상복지정책인 '무상교복·무상산후조리·청년배당'을 반대한 정부가 정작 박정희 신격화 사업에는 19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부당함을 지적했다.

같은 해인 2016년에는 정부의 지방재정개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 같은 요인들을 바탕으로 이 지사는 2016년 말 한 언론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4.5%의 지지율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23.4%), 여권으로 분류됐던 반기문 UN 사무총장(16.7%)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방정부 수장에서 대권을 꿈꾸다

“소년 노동자가 오늘 참혹한 기억의 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2017년 1월 23일 자신이 어린 시절 일했던 성남시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했던 말이다. 12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던 그는 당시 산업재해로 팔을 다쳐 6급 지체장애인으로 판정받아 병역면제를 받았다. 이런 경험 때문에 이 지사는 항상 '서민의 편'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아무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공정한 나라”를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인재영입에 대해 “몰려드는 세력이나 인물이 지나치게 기득권자 중심이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물론 법인세 인상 등 재벌개혁 의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연일 공세에 나섰고 이는 지금까지 이 지사가 친문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이유가 됐다.

결국 당내 주류였던 친문계의 벽을 넘지 못했던 이 지사는 권역별 누적득표율 22%로, 60.4%의 득표율을 기록한 문재인 후보에게 완패했다.

#다시 지방정부 수장으로

이재명 지사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으로 도정 슬로건을 내걸고 정의로운 경기도 만들기에 앞장섰다.

2018년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56.4%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 지사는 주요 공약으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실현, 지역화폐 유통, 통일경제특구 추진,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을 추진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상황에서 '해결사' 이미지도 호평받았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시작으로 국내 코로나1차 대유행이 벌어졌을 때 경기도내 신천지 유관시설 현황을 공개하고 신천지 과천교회 진입을 통한 명단 확보, 시설 폐쇄 등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배달의 민족을 “독과점 횡포”라고 비판하며 군산시 공공배달앱을 차용, 공공배달앱 개발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경기지역 하천·계곡의 불법점유를 생활적폐로 보고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는 등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사이다' 별명을 얻었다.

특히 지난해 7월 16일 이 지사의 발목을 잡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가 최종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되면서 2년간 사법 족쇄가 풀렸다. 이로써 대권행의 최대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재명의 화두 '지방분권'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내걸고 개헌을 통해 지방자치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지방자치는 지역 주권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제도로 주권자인 국민의 권한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8일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실현에 대한 소망을 담은 '자치분권 기대해'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이 지사는 “억울한 사람도 지역도 없는 공정한 자치분권의 시대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주권자의 생생한 목소리와 삶의 혜안이 여실히 반영되는 지방자치의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15일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광역의회 교섭단체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협의회 추진 회의'에서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단식을 통해 확보한 제도로, 상당한 세월이 흐르면서 민주주의를 실제로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를 정책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낙후되고 소외된 경기 북부지역에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등 경기 남북의 균형 발전을 추진했다. 재정 투입도 집중했다.

 

#격변의 2022년 대통령 선거를 향해.

이 지사는 여전히 대권 도전에 대해 조급함 대신 신중한 입장이다. 이 지사는 올해 신년인터뷰에서 “결국 국민이 정해 줄 것이다. 저의 진로나 쓰임에 대해 순리에 맞게 맞추는 게 옳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저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이재명 개인이 살아온 인생이 살아온 인생 역정이나 시·도 공직자로서의 해온 역할과 성과 이것을 평가해 주신 것”이라며 “맡긴 역할에 최선을 다해 더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굳이 얘기하자면 결국 (대권을 위한 선거)운동의 전부가 아니겠나”라고 우회적인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최근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당내 친문 세력은 물론 진보층, 중도층 등 모든 계층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내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9일에 치러지고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대선 180일 이전 대통령 후보자를 선출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9월 초까지는 경선을 마쳐야 한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경기지사는 1964년 경북 안동시 출생.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성남 상대원공단에서 소년 노동자(1976∼1981년)의 삶을 살았다. 당시 산업재해로 팔을 다쳐 6급 지체장애인으로 판정 받아 병역면제를 받았다. 1980년 검정고시 합격하고 중앙대 법학과에 진학해 졸업했다. 1986년 사법시험 합격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2006년 정치에 입문한지 삼수 끝에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고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이 지사는 명확한 원칙과 강력한 추진력, 그리고 활발한 소통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직설적인 화법과 3대 기본 정책(금융, 소득, 주택) 등에 대해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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