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가 2년 만에 졸업한 쌍용자동차가 12년 만에 다시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쌍용차는 미국의 자동차 업체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지난 3월31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내지 못해 법원에 기업의 운명을 맡기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9일 쌍용차 기업회생절차 관리인 선임을 위해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을 단수 후보로 정해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에 의견을 물었다. 회생파산위원회와 채권단협의회가 의견서를 제출하면 서울회생법원은 정 본부장을 관리인으로 선임하고, 이번 주중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법원은 쌍용차의 자산·재무 상황을 토대로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비중을 따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현재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다 보니 법원이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2만명의 일자리 등을 고려하면 청산보다는 존속에 무게감이 실린다고 한다.

쌍용차는 1964년 설립 이후 66년간 많은 풍파를 겪었다. 1977년 하동환자동차에서 동아자동차공업로 사명을 변경한 후 쌍용그룹에 넘어가면서 1988년 쌍용자동차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세단 체어맨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면서 3조원이 넘는 빚이 쌓여 결국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다. 또 1년 만에 대우그룹이 외환위기로 공중분해되면서 쌍용차도 채권단에 넘어갔다.

2004년에는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됐지만, 오히려 기술 유출 논란만 일으켰다. 상하이차는 재투자와 신차 개발 등의 약속도 지키지 않고 201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646명의 직원을 정리 해고하거나 무급 휴직시키는 자구책을 내놨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후 소형 SUV 티볼리가 흥행하면서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2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던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새 투자자도 찾지 못하면서 결국 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주인이 4번 바뀌고 12년 만에 또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차. 이번엔 제대로 된 기업이 인수해 쌍용차가 진정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