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작은 틈도 허용하지 않고 저를 코로나에 걸린 시장으로 만들어 버렸네요.”

코로나19에 감염된 최대호 안양시장이 자가격리와 생활치료소에 입소해 생활하는 동안 기록한 병상일지를 페이스북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일이지? 언제 그칠지 모를 불안감과 막막함으로 지나온 일들을 성찰해 본다”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 최 시장은 하늘을 원망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말라는 이 글을 되새기며 지나온 일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최 시장이 받은 확진자 표기는 '안양 #1108'. 자신이 이 숫자를 받게 되니 그동안 확진을 통해 망연자실했을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일상이 무너지면 보듬고 나누던 소소한 일상의 힘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최 시장이 열흘 만에 완치돼 생활치료소를 나오면서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기 바란다며 한 말이다.

그는 코로나 감염이라는 아픈 경험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겪어보니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니 공감하게 되고, 공감하니 놓친 일들을 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겪은 만큼 성장하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 시정에 복귀한 최 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는데 충전의 시간을 허락한 것 같다”며 경험이 지혜로운 시정이 되도록 연구하고 탐구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는 코로나 확진을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 시정을 더욱 잘 챙기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이다.

코로나를 벗어나 현장으로 돌아온 최 시장이 소중한 일상 회복의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맸다. 그동안 사람들 속에 묻혀 분주했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최 시장이 어떻게 시정을 이끌어갈지 시민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인생의 가장 큰 공백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 있다. “그동안의 경험이 시민 만족을 위한 배움의 시간이었기에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이전보다 더 열심히 달려 보겠다”는 최 시장의 다짐이 말이 아닌 현실로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복한 경기본사 사회2부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