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llgard Krause/ Pixabay 제공]
▲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Google Maps 제공]

6600만년 전 공룡 대멸종과 관련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뤼셀자유대학교 지구화학 교수 스티븐 고데리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술루브 충돌구 안에서 채취한 암석 코어 시료에서 결정적 증거일 수 있는 소행성 '먼지'를 확인했다고 25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국제연구팀은 칙술루브 충돌구 해저에 시추공을 박아 꺼내올린 암석 코어 시료에서 소행성에서나 검출되는 이리듐을 찾아낸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미국 텍사스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2016년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암석 시료에서 이리듐을 찾아냈다.

이리듐은 지구 지각에는 드문 원소로 특정 형태의 소행성에서만 높게 검출된다.

1980년대에 소행성 충돌설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도 공룡 대멸종이 일어난 때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지층에서 이리듐이 발견된 것이 실마리가 됐다.

거대한 충돌 충격으로 승화한 소행성과 지구 암석의 먼지가 대기로 올라가 태양 빛을 가려 어둡고 긴 겨울을 가져온 뒤 표면으로 다시 가라앉으면서 이리듐이 섞인 지층을 형성했다는 것이었다.

소행성 충돌설은 1990년대에 칙술루브에서 공룡 대멸종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폭 200㎞에 달하는 대형 충돌구가 확인되면서 더욱 힘을 얻으며 대세로 자리 잡아 왔지만 연쇄적인 화산 폭발설을 비롯한 다른 가설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에 충돌구 안에서 채취한 암석 시료에서 이리듐이 발견됨에 따라 소행성 충돌설이 "최종적으로 완성됐으며" 공룡 대멸종을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됐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암석 시료의 이리듐을 토대로 소행성 충돌 뒤 대기로 올라간 소행성의 먼지들이 20년 이상 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공룡은 물론 지상 생물의 75%를 사라지게 한 대멸종 과정이 20년 이내에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19년 연구에서는 주변 석회암에 풍부한 황화합물이 충돌구 암석 코어의 상당 부분에서는 실종된 것으로 나타나, 황이 대기로 날아올라 지구를 냉각시키고 산성비를 내리게 하며 상황을 더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