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남북 함께 이적 꾀하는 무리 몰아내자
▲ 대적할(敵적) 때에는 밑동( 적)을 싹둑 쳐서( 복) 완전히 없애야 한다. /그림=소헌

백제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김춘추는 고구려에 찾아와 군사지원을 요청한다. 고구려는 한강유역을 돌려주면 군사를 내어주겠다고 하였으나 신라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권을 장악한 연개소문은 김춘추를 사저에 기거시키며 천하의 대세를 논했다. “사적인 원수를 잊고 조선 삼국이 제휴하여 당나라를 치자”는 연개소문, 하지만 김춘추는 이 또한 듣지 않았다.

연개소문은 생을 다하기 전에 중원을 차지한 당나라에 대적對敵하여 이를 격파함으로써 고구려의 속국으로 만드는 것을 과업으로 삼았다. 그가 혁명을 통해 영류왕을 시해弑害하고 권력을 거머쥔 이유도 그것을 위해서였다. 신라가 당나라와 연합하자, 그는 백제(의자왕)와 동맹을 맺는다. 고구려는 당나라를 치고, 백제는 신라와 싸운다는 전략이다.

663년 연개소문이 죽자 큰아들 연남생이 권력을 이어받아 최고 권력을 차지하는데, 그가 지방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평양성을 비우면서 비극의 장막이 오른다. 기회를 잡은 남생의 반대파들은 형제들을 모함하며 싸움을 붙였고, 세력이 불리해진 남생은 자신이 거느리던 10만 호에 달하는 백성과 군사를 이끌고 당나라에 투항한다. 668년 9월 고구려는 남생을 앞세운 당나라에 의해 멸망함으로써 광활한 영토를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었다.

마타도어(磨他倒語) 타인을 깎아내리고 말을 거꾸로 전달하다.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를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하는 흑색선전을 뜻한다. 마타도어(Matador)는 투우사를 뜻하는 에스파냐語 '마타도르'에서 유래한다. 사나운 들소를 투우장에 내보내기 하루 전에 빛을 가린 어두운 방에 가둔다. 주역인 마타도르는 빨간 천을 휘두르며 소를 흥분시키고, 말을 탄 '피카도르'가 나오면 퇴장한다. 피카도르가 창으로 찌르면 소는 더욱 흥분한다. 다음에 '반데릴레로'가 등장하여 소의 목과 등에 6개의 작살을 차례로 꽂는다. 소는 더욱 미쳐 날뛰게 되고, 이때 다시 마타도르가 검을 가지고 등장한다. 그는 교묘하게 소를 유도하며 싸우기를 반복한다. 흥분이 절정에 이를 무렵 그가 소의 목에서 심장을 향해 검을 찔러 죽임으로써 투우鬪牛는 끝난다.

 

[이롭다 / 날카롭다]

①'이롭다'는 것은 이익이나 득이 되거나, 끝이 뾰족하거나 날이 서서 날카롭다는 뜻이다. ②벼베기(禾화)를 할 때는 날카로운 낫( 도)을 사용해야 이롭고(利리) 이득(利리)이 된다.

[원수 / 대적하다]

①밑동( 적)은 긴 물건의 아래 부위나 나무줄기에서는 뿌리에 가까운 부분이다. 나무가 제대로 서기(立립.변형) 위해서는 밑동이 오래도록(古고) 유지해야 한다. ②원수와 대적할(敵적) 때에는 밑동( 적)을 싹둑 쳐서( 복) 완전히 없애야 한다.

 

“당장 오늘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바이든 정권이 보인 반응이다. 이런 망발이 있나? 한민족의 영구분단을 꾸미는 것도 모자라 찢어 터뜨리려는 수작이다. 우리네 자존이 생채기투성이인데, 선거 때가 되어서인지 정치권에서는 괜한 북측을 끌어들여 '쌍팔년식' 낡은 수법으로 다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정부의 '원전게이트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하자, 청와대는 북풍北風 공작이라며 발끈했다.

북한은 미국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하며 '강 대 강' 원칙을 분명히 했는데, 우리는 전시작전통제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여야·남북이 서로 부둥켜안고 이적利敵을 꾀하는 무리를 몰아내자.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