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앙인, 희생하고 내려놓을 수 있어야…예배 형식이 세상 위험하게 한다는 점 알길”
사회적 거리두기·방역수칙 준수…인천혈액원과 부활절까지 헌혈운동 이어가기로 협약
▲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담임목사(왼쪽 세 번째)가 다른 교인들과 함께 헌혈 캠페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약을 먹으라. 집과 마당과 거리를 소독하라. 사람과 장소를 구별하라. 나는 하나님께 자비를 베푸셔서 우리를 지켜달라고 간구할 것이다. 그리고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할 것이다. 약을 조제하여 먹을 것이다. 나는 내가 꼭 가야할 정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여 나와 이웃 간의 감염을 예방할 것이다. 혹시라도 나의 무지와 태만, 불결로 이웃이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종교개혁가이자 신학자인 마르틴 루터가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하던 당시 쓴 글이다.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담임목사는 루터의 이 고백이야말로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모든 신앙인들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를 비롯해 BTJ열방센터, IEM선교회 등 종교 관련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가 정말 안타깝습니다. 참 신앙인들은 우리의 것을 희생하고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해요. 진정 이웃과 한국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교회의 공공성과 타인의 생명을 무엇보다 존중한다면 우리의 신앙과 예배 형식이 세상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하죠.”

주안장로교회는 현재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예배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무섭게 번질 당시 자발적으로 교회 문을 닫는 등 감염병 확산 예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교회는 또 코로나로 인해 혈액수급이 부족해지자 단체 헌혈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전국 15개 교회 모임인 '사귐과 섬김'의 공동대표인 주승중 목사가 모임 회원들과 더불어 최근 인천 헌혈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까지 약 2000명이 동참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과 협약을 맺고 부활절인 4월4일까지 지속적으로 혈액을 제공키로 했지요.”

주 목사는 이런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종교인과 성직자들의 최대 역할이라고 짚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진정한 의미에서 선교적 교회가 돼야 합니다. 더 이상 자신들만의 모임으로 끝나지 말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 타자를 위한 존재가 됩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