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확산 및 효용성 논란 속
e음 통해 미래경제정책 집중분석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 지면 보도

인천일보는 인천대 양준호 교수팀,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지역 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올 연말까지 기획기사로 매주 금요일 보도할 예정이다. 지역경제정책 중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천이음카드 정책을 통해 지역의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지역 화폐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현재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지역화폐의 미래 모습에 대한 담론도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지역 화폐 열풍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하단>

지역 화폐는 이름 그대로 특정 지역에서 발행해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다. 인천 이음 카드, 경기지역 화폐, 서울 제로 페이, 부산 동백전, 광주 상생카드 등 전국 모든 지역에서 지류형, 카드형, 모바일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지역 화폐를 발행한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는 177곳으로 전체 243곳의 약 70%에 이른다. 발행액 역시 2015년 892억원 규모에서 2018년 3714억원, 2019년 2조 3000억원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올해는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지역 화폐 중 선두주자는 단연 인천이음카드다. 지난해 전국 전자화폐의 65%인 1조5000억원가량을 발행했던 인천이음카드는 올해 가입자 125만명에 발행액은 2조5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인천지역 점포의 99.8%인 17만5천여개의 점포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지역 화폐를 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지역 화폐로 지역소비가 늘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이 증대되고 자연스럽게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계산이다. 더불어 고용과 세수증대 효과도 볼 수 있다.

최근 국책 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이 이른바 '지역 화폐 무용론'을 들고 나선 것을 계기로 논쟁이 뜨겁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화폐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인천시와 경기도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인천이음카드를 중심으로 지역 화폐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통계에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역 화폐의 긍정적 효과는 이미 인천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대 양준호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천이음'은 지역 내 소비를 대규모로 늘리고, 지역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를 크게 개선시키는 등 그동안 추진된 지역 경제정책 중 가장 유효성이 높은 정책으로 평가했다. 양준호 교수는 “토목공사형 경기 진작책보다 지역 화폐를 통한 세수 증대 효과가 더 크다”면서 “지역경제 정책의 효과가 작동해오지 못한 위기 국면에서, 지역 화폐는 유용성도 높고 또 이른바 '가성비'도 높은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지역 화폐의 장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지속가능성 확보는 지역 화폐의 공통된 화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 화폐는 본질적으로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화폐여야 한다. 이를 위해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때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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