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가 쌓아올린 반만년 문화 한번에 둘러보자


조사 기관에 흩어진 유물
보관기관 변경·대여 통해
국가귀속 6900여 점 소장

철종 관련 기획전시회 진행
병인양요 극복 강화동종 및
청동기시대 석기 다수 보유
▲ 강화역사박물관 전경.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 강화역사박물관 전경.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자랑하는 강화의 가치를 구체화해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이 그동안 없다가 드디어 강화역사박물관이 생겼다.

올해 10월은 강화역사박물관이 개관한지 꼭 10년이 되는 때다.

강화역사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적 제137호 강화 부근리 지석묘 앞에 문을 열었다.

2010년 강화역사박물관의 건립은 강화 출토 자료의 수집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고, 강화에 대한 연속성이 있는 연구를 하겠다는 의지였다.

강화역사박물관은 현재 오천년 역사와 문화를 앞세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조사연구와 전시교육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강화의 역사를 한데 모아

강화역사박물관 건립의 가장 큰 의미는 관내 출토유물의 확보와 연구 활용이다.

그간 강화 출토 발굴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각각 그 유적의 조사 기관들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박물관 측은 강화지역에서 이루어진 이전 조사기록들을 파악하고 목록을 작성해 유물의 보관기관을 강화역사박물관으로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변경이 불가능한 유물은 대여의 방법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옛 강화역사관의 소장 유물 750여 점과 강화 출토 국가귀속 발굴 유물들 역시 강화역사박물관으로 꾸준히 옮겼다.

역사박물관은 현재 강화 출토 국가귀속 발굴 유물들 69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전체 강화 관련 소장품의 70%를 차지하는 수치다.

 

▲고인돌부터 조선시대 한옥까지

강화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전통한옥실로 구성됐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강화지역 출토유물을 중심으로 실물, 디오라마, 복제품, 영상 등 다양한 전시기법을 사용해 전시 중이다.

로비에는 강화동종과 선두포축언시말비를 선보이며 다양한 기획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2층 상설전시실은 고인돌의 땅 강화, 강화의 삼국시대, 강화의 열린 바닷길 이야기로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1층 상설전시실에선 고려 강화, 조선·근대 강화, 삶과 민속품을 볼 수 있다. 전통한옥실에서는 안방과 사랑방, 누마루의 구조로 이루어진 조선시대 한옥이 실물크기로 재현되어 있다.

박물관은 철종과 관련된 기획전시도 진행한 바 있다.

철종(哲宗, 1831∼1863, 재위 1849∼1863)은 조선 제25대 왕으로 14세부터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5년간 강화에 살아 '강화도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강화에는 철종과 관련이 있는 용흥궁, 철종 외가 등의 유적지가 있으며, 철종 임금을 모시러 오는 행렬을 그린 강화도행렬도는 널리 알려져 있다.

철종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초상화로는 상태가 양호한 군복본 어진(御眞,: 1861년, 보물 제1492호,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이 있다. 이 어진은 현존하는 유일한 왕의 군복 어진으로 왕의 군복을 실체를 확인하는데 도움을 준다.

강화역사박물관은 철종 임금의 어진과 관련 기록, 같은 시기 전해져 오는 군복 유물과 고증을 통해 어의를 복원하여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 강화동종.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 강화동종.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 신봉리·장정리 유적 출토 유물.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 신봉리·장정리 유적 출토 유물.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 오상리 고인돌군 출토 유물.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 오상리 고인돌군 출토 유물. /사진제공=강화역사박물관

 

▲대표 유물

강화역사박물관의 대표 유물은 강화동종을 꼽을 수 있다.

보물 제11-8호인 강화동종은 높이 176㎝, 지름 145㎝, 두께 21㎝다.

강화산성 남문에서 성문을 여닫는 시간을 알릴 때 사용하던 동종으로 1688년(숙종 14) 강화유수 윤지완(尹趾完, 1635~1718)이 주조한 것을 후에 부임한 민진원(閔鎭遠, 1664~1736)이 1711년 강화 정족산성(鼎足山城)에서 다시 주조했다.

강화동종의 몸통 부분에 제작연도와 사용된 재료, 참여한 사람들 등 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주종기가 있어 조선 후기 동종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1866년(고종 3) 병인양요 때 침입한 프랑스군이 이 동종을 약탈해 가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하며, 이후 고려궁터 진입로 옆의 김상용 순절비각 자리에 있던 것을 1977년 고려궁터를 보수하면서 궁터 안으로 옮겼으며, 2010년부터 강화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오상리 고인돌군 출토 유물은 2000년 선문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오상리 고인돌군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석촉으로 강화역사박물관의 주요 유물이다.

강화 신봉리·장정리 유적 출토 청동기시대 석기 일괄도 그렇다.

2013년 발굴조사가 시작된 신봉리 유적에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의 삼각만입촉과 석검이 다수 출토됐다.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준비

현재 강화역사박물관은 코로나 19 여파로 휴관 중이다.

강화는 노령인구 비율이 타 지자체에 비해 높고, 관람객들도 지역주민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외부 관람객이 많다 보니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지난 2월부터 휴관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휴관기간 동안 박물관을 정비하고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광석 강화역사박물관장은 “우리 박물관은 강화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교육, 즉 전시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으로 강화 출토 발굴 유물을 확보하고, 또 점차 사라져 가는 강화의 교육, 산업 근대 자료들도 수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상설전시를 개편하고 박물관 주변 주차장 등 주변을 정비하고 그동안 확보된 강화 출토유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상설전시실을 개편할 계획”이라며 “세계문화유산 강화 고인돌공원과 자연사박물관이 함께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해 주변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정비해서 관람객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공동기획 인천일보·인천광역시박물관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