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적도, 2012

 

꼭 30년 전인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 UCLA로 어학연수를 갔다. 곳곳에 펼쳐진 낯선 풍경에 그야말로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특히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 것은 생판 처음 보는 커다란 '바람개비'였다. 바람을 받아 힘차게 돌아가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계곡을 따라 수도 없이 이어졌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지금까지 늘 의문이었다. 자원이 풍부한 미국도 바람을 이용하는 친환경발전에 수십년 전부터 그토록 적극적이었는데 우리는 왜 아직도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가? 정확히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정부는 그린•디지털 뉴딜을 양대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석탄 에너지를 그린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그린 뉴딜의 시작”이라며 친환경 에너지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핵심사업 중 하나로 '해상풍력 발전'을 선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천의 덕적도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중부발전 등은 덕적도와 굴업도 일대 해상에 최대 1000메가와트 규모의 고정식 해상풍력발전기 설치 계획을 밝혔다. 앞서 한국남동발전도 인천 앞바다에 600메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섬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로 인해 여름 성수기임에도 섬 주민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팍팍하기 그지없다. 덕적도를 비롯한 인천의 섬들이 친환경 해양풍력발전단지의 중심이 돼 세계인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곳이 되기를 꿈꿔 본다.

30년 전의 나처럼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온 청년이 한국 덕적도의 커다란 바람개비를 보고 친환경 나라의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덕적도의 바람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 되길 기대한다.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