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너, 맛보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 남두현 주안영상미디어센터장이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 있는 '송도해장국'을 찾았다.

미디어도 곱창처럼 구미를 당겨야죠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등 IT 관련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비접촉, 비대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맞춰 우리 센터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오프라인 교육, 또는 제작지원을 병행하며 차츰 비대면 제작지원, 또는 미디어 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슬기로운 미디어 생활'을 원하신다면 '미디어 강구(强區)' 미추홀구의 주안영상미디어센터를 찾아주세요.”

인천 주안영상미디어센터의 남두현 센터장이 미추홀구 용현동에 있는 선지해장국과 소 곱창·막창구이 전문점 '송도해장국'을 찾아 미디어와 음식을 통한 소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안영상미디어센터는 올해부터 그동안 진행됐던 미디어 상설강좌를 개편, 발전시켜 '시민미디어대학'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생각이었어요. 코로나 사태로 미뤄지고 있지만, 다행히 다음 주부터 부분개관에 돌입합니다. 밀린 숙제들을 마무리한다는 마음으로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강화하여 지난달에 주민들이 집에서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스마트폰 동영상 강좌를 제작하여 배포했고 후속시리즈도 제작 중에 있어요. 또 교육청과 협력하여 미추홀구 학교, 기관, 단체 등을 대상으로 원격교육, 원격회의 등과 같은 부분에서 필요한 교육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어요.”

센터는 미추홀구의 비대면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로 미추홀구 관내 기관 및 문화시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Zoom을 이용하는 화상회의 시스템 실습교육'을 최근 진행했고, 앞으로 시민단체 및 주민 대상으로 원격업무 프로그램 교육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하여 일상으로 온라인 시대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1주일 연기됐지만 고3 학생부터 등교 개학이 예정돼있어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진로 관련 콘텐츠 제작지원도 학교 및 교육청과의 연계를 통해 진행되고 있어요. 지난 3월부터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진로진학특강 및 대학별 입학전형 동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있고 학익여고와 함께 학부모 대상의 진로진학 영상을 제작하고 배포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1월 제7대 센터장으로 취임한 남두현 센터장은 요즘 대세인 유튜브와 스마트폰 영상에 대한 교육기회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요즘은 '기·승·전·유튜브'라고 말할 정도로 유튜브와 스마트폰 영상 제작에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많고 관련 교육에도 참여율이 매우 높아요. 이런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우리 센터도 유튜브나 스마트폰 관련 교육 회수를 늘려서 되도록 많은 기회가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중심에 있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미디어 서비스가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이야기를 경청해서 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센터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7년 개관한 주안영상미디어센터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주민이 갖고 있는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를 미디어를 통해 표현하고 소통하며,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미디어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자재 대여 및 활동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 마을 미디어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남 센터장은 오랫동안 만화의 스토리작가로 활동하며 <무풍지대 1·2부>, <폭풍시대 1·2부>, <육혈포> 등 수십권의 작품을 발간했다.

“우리 센터가 영상과 미디어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면 '송도해장국'은 맛있는 곱창과 막창으로 손님들과 소통하는 곳이네요.”

 


[그 집 이야기]

새벽 5시30분이면 불 지피는 가마솥...노동자들의 퇴근길을 위로하다

 

▲ '송도해장국' 이재은 대표가 가마솥에서 끓인 선지해장국을 뚝배기에 담고 있다.
▲ '송도해장국' 이재은 대표가 가마솥에서 끓인 선지해장국을 뚝배기에 담고 있다.

 

“이 동네가 송도 가는 길목이어서 용현동에 있지만 '송도해장국'으로 가게 이름을 지었어요. 대구에서 살다가 97년에 인천으로 올라와 현재 옹진군청 건너편에서 '송도골'이라는 해장국집을 하던 친정 큰 언니 집에서 일하며 곱창, 막창, 선지 다루는 법을 배웠어요. 그러다가 5년전에 독립해서 이곳에서 개업했어요.”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 오래전부터 '토지금고'라 불리는 동네에 선지해장국과 소 곱창·막창 구이 전문점 '송도해장국'의 이재은 대표는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어김없이 가게에 나와서 아침 장사를 준비한다.

“이 주변이 '구터미널'이 있던 자리이고 20~30년 전까지 부두노동자들이나 항만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이 새벽 일을 마치거나 저녁에 퇴근하며 들르던 식당들이 많은 곳이지만 요즘은 배달이나 대리기사들이 아침 6시면 해장국이나 곱창, 막창에 한 잔하러 찾기 때문에 피곤해도 아침 장사를 거를 수 없어요.”

선지, 곱창, 막창 등 모든 재료를 한우만 쓰는 '송도해장국'은 다른 집보다 양은 푸짐하지만 '착한 가격'으로 손님상에 올린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소 잡는 날에 맞춰 서울 마장동과 인천 십정동의 도축장에 전화로 주문하면 곱창, 막창은 한 번에 23~25근씩 가져다주고 선지는 한 번에 10통씩 들여와요. 곱창은 껍질을 한번 벗겨 기름기를 제거하는데 그러면 덜 질기고 고소해요. 막창은 키위를 갈아 12시간 재워놓으면 부드럽고 식감도 좋지요. 숙성고에 보관하면 1주일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이 집 해장국의 맛을 더해주는 우거지는 경기도 포천의 농장에서 지인이 직접 재배하는 얼갈이배추 6개월 치를 가져와서 한번 삶아낸 뒤 급랭시켜 냉동고에 보관해서 쓴다. 기본 반찬은 모두 국내산 재료로 직접 담그는데 알배기 겉절이, 부추김치는 판매도 한다.

“20년 넘은 단골손님들이 많아요. 공항이 가까우니까 외국 나갔다가 돌아와서 해장국에 김치 먹고 가거나 어릴 때부터 부모님 손에 끌려 오던 아들이 군대 갔다가 휴가 나와서 곱창 먹으며 '이모 가게 갖게 됐네요. 축하해요'라는 인사받으면 고생한 보람을 느끼지요.”

이재은 대표는 해마다 복날이면 주변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50여명을 초대해 가게 메뉴 가운데 하나인 '녹두 삼계탕'으로 대접한다.

“이 동네에서 오랫동안 장사해서 돈 벌었으니 받은 만큼은 안되더라도 조금이라도 어려운 분들께 돌려드린다는 심정으로 봉사하며 소통하고 있어요. 오래된 만큼 편안한 손님들과 동네에서 마주치면 '고기 언제 들어와요'라든가 '저녁때 해장국 먹으러 가려는데 우거지랑 선지 많이 넣어주세요'라며 반갑게 인사하는 분도 있지요. 유명하지는 않아도 싸고 맛있고 양 많은 집으로 기억해주셨으면 고맙겠어요.”

추석과 설 당일만 쉬고 연중무휴. 4인석 테이블 17개가 있어 70명까지 한 번에 먹을 수 있고 단체 손임은 테이블 배치를 바꾸기도 한다. 032-885-7076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그 집 추천 메뉴]

 

콜라겐 덩어리 애기보 수육, 별미 중의 별미

 

 

※ 해장국

 

이 집 해장국의 묵직하고 깊은 맛을 내는 비법은 가마솥에 있다. 해장국, 육개장, 양곰탕, 녹두 삼계탕 등 이 집의 모든 국과 탕은 가마솥에 오랜 시간 끓이는데 육수용, 해장국용, 선지 삶기용 등 '가마솥 삼총사'가 맛은 물론 정성까지 책임진다. 해장국은 숙취를 풀어주기도 하지만 술을 먹지 않는 사람도 즐겨찾는 서민 국밥이다. 이 집의 선지해장국은 선지를 삶은 뒤 바로 찬물로 식혀 탱탱한 식감을 살린다. 손님상에는 해장국용 가마솥에 우거지와 함께 푹 끓여 뚝배기에 담아 올린다. 취향에 따라 간마늘, 잘게 썬 청양고추, 송송 썬 대파 등을 얹어 먹는다. 선지해장국은 곱창·막창구이나 애기보 수육을 시키면 기본을 제공되며 선지는 무한 리필.

 

 

※ 소 곱창_·막창 구이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소 곱창·막창 구이는 손질과 신선도가 맛을 좌우한다. 껍질과 막을 깨끗이 벗겨내고 기름기를 제거한 곱창과 막창을 빨리 구워 먹는 것이 최고. 소 곱창의 곱이란 소화액 분비로 인해 소화된 영양물질인데 곱이 많고 적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소 곱창·막창은 탄력섬유로 철분과 단백질, 비타민이 풍부해 허약체질이나 환자의 회복식으로 좋다. 특히 해독 효과가 뛰어나 술은 물론 몸의 독성을 해소하는데 뛰어나고 삼겹살의 절반에 못 미치는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다. 이 집에서는 곱창과 막창과 함께 생부추, 양파, 편마늘, 노랑고구마를 한 판에 굽는다.

 

 

※ 소 애기보 수육

'송도해장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애기보는 소 자궁에 붙어있는 근육살인데 꽈리모양으로 된 부분과 보자기 같은 자루 모양으로 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부분이 떨어지지 않고 한 덩이로 구성되어 있다. 콜라겐이 많아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다. 이 집에서는 애기보를 큼직하게 썰어 깻잎을 두툼하게 깐 판 위에서 편마늘과 함께 삶듯이 익혀 싸서 먹는다.

 

 

※ 볶음밥

구이 음식을 먹거나 곱창전골을 먹은 뒤 포만감을 높이는 볶음밥은 야채를 잘게 썰어 김 가루, 생달걀, 날치알을 함께 얹어 볶는다. 씹을 때마다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에 아이들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