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정성모은다면 위기극복할 것"
사재털어 파주시에 성금 500만원 기탁
시민·단체 등 현금·물품 '온정' 릴레이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이 우리 민족의 특징이자 자부심 아닌가요?"

코로나19가 전국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파주에서는 연이은 기부행렬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사재를 털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자 하는 천사들의 손길은 큰 위안이 되고 있다.

파주에서 건설업을 하는 ㈜성길건설 성길용(58·사진) 대표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성 대표는 코로나가 전국을 한창 휩쓸고 있는 지난달 30일 파주시에 코로나 극복을 위해 써 달라며 500만원을 기탁했다. 500만원은 성 대표에게도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선뜻 파주시를 방문해 전달한 것이다.

성 대표는 "돈은 어떻게 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쉽지 않았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코로나로 힘든 모든 이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성 대표도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하지만 '나보다는 이웃을 더'라는 성 대표의 평소 신념은 힘든 시기에 더욱더 가치관을 자극한 촉매제가 됐다.

"십시일반 우리들의 마음과 정성을 모은다면 코로나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고 또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먼저 극복을 위한 실천을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기부를 결정했다"는 성 대표의 결심에 이웃들이 동조를 시작했다.

성 대표의 바람인지 이후 파주에는 기부행렬이 뒤를 이었다. 성 대표의 성금이 마중물이 된 셈이다.

시에는 지금까지 9200만원의 현금과 마스크 1만2500장, 손 소독제 320개 등 코로나19 후원금 및 예방 물품이 접수됐다. 또 파주시 보훈단체 협의회 100만원, 월남참전자회 파주지회 110만원, 파주 불교사암연합회 500만원 등 파주의 사회단체와 종교단체들이 앞다퉈 릴레이식으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성금과 방역물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에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에서도 성 대표와 같은 기부 천사들과 보폭을 맞추기 위해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지원금을 8일부터 지급하는 등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메아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