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기르고 지역이 차린 '산해진미'로 몸보신

 


여주 천서리 막국수-강원도산 메밀로 만든 대표 음식
광주 곤지암 소머리 국밥-인삼·무 넣어 고기 잡내 없애
하남 부추-'비타민의 보고'로 무기질도 풍부
양평 해장국-깔끔한 국물 맛으로 입맛 돋우는데 딱
가평 잣-성인병 예방 '슈퍼푸드'로 인기

안산 대부도 칼국수-영양성분 많고 빈혈·간 보호에 좋아
시흥 미나리-미네랄 함량 월등…피 맑게 하는 효과
화성 버섯-콜레스테롤 줄이고 암 예방 효과도
평택 게장-단맛 나는 꽃게로 담근 '밥 도둑' 반찬



경기도 동서남북으로 떠나는 음식 여행 맛지도. 바다와 육지를 끼고 있는 경기동부와 서부는 보다 풍부하고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한다. 경기남·북부에 이어 맛 좋은 산해진미가 있는 동·서부 지역의 대표 먹거리를 소개한다.


◇막국수·국밥·해장국 등 경기동부 대표 먹거리
평야와 산이 고루 분포하고 있는 경기 동부는 입지적 특성에 따라 질 좋은 식재료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지역이다. 여주는 온갖 특산물과 재화가 몰려드는 요지였다. 뱃길을 따라 서울로 올라가던 강원도의 특산물들이 하루 쉬어 가는 나루였으며, 여주와 이천의 맛 좋은 진상미(米)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했다. 여주는 배를 빌려 탄 장사꾼들과 나무 나르는 벌목꾼,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 서생들까지 한데 모이는 만남의 광장이었다. 주고받을 화폐가 부족했던 그 시절엔 나르던 물건이 돈 대신 요긴하게 쓰였다. 그중 메밀가루는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 없는 품목이었다. 강원도에서 출발한 메밀은 남한강을 따라 국밥이며 탁주 등과 교환되면서 여주에서도 막국수가 흔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여주 '천서리 막국수'이다. 여주 천서리 일대에는 막국수 골목이 형성됐을 만큼 맛 좋기로 유명하다.

경기도 광주는 경상도 지방에서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길목이었다. 광주 곤지암 부근에서 숙식하던 사람들이 주로 '소머리 국밥'을 먹었다고 한다. 곤지암에서는 소머리 국밥을 만들 때 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인삼, 무, 찹쌀 등을 넣거나 소 혀를 넣는 등의 연구를 계속해 왔는데 이를 통해 소머리 국밥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

'하남 부추'는 검단산 자락의 맑은 물과 부추 재배에 적합한 하남의 사질 양토에서 재배돼 그 맛과 향이 뛰어나다. 양기를 북돋아 주는 채소로 유명한 부추, 부추는 어디서든 잘 자라는 생명력과 높은 영양가로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부추에는 비타민 B1, B2 등이 많이 함유돼 '비타민의 보고'로 일컬어지고 있다. 또한 칼륨, 칼슘 같은 무기질도 풍부해 식용뿐만 아니라 약재로도 사용된다. 하남은 수도권 최대 부추 주산지로서 발효 퇴비와 액비를 사용해 재배하는등 오랜 시간에 걸친 재배기술로 여름은 물론 겨울철에도 신선한 부추를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평 해장국'은 조선시대부터 즐겨 먹던 해장국이다. 매운 고추기름과 고추씨 등으로 얼큰하게 만든 국물에 선지와 각종 내장, 콩나물 등을 넣어 만들어 시원한 맛을 낸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깔끔한 국물맛이 사라진 입맛을 북돋아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가평은 '잣'이 유명하다. 전체 산림 면적 중 잣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30% 정도에 이르며, 국내 잣 생산량의 60%를 담당하고 있는 잣 주산지이다. 잣은 예로부터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식품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기본 영양 성분과 무기질 비타민까지 골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다. 게다가 빈혈 예방, 피부 미용, 고혈압, 중풍 등 성인병 예방과 두뇌 건강식품으로도 널리 애용되고 있는 슈퍼푸드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가평 잣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바지락·꽃게·버섯 등 경기서부 대표 먹거리
경기 서부 지역은 지리적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다. 바닷가에 가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음식은 단연 '바지락 칼국수'다. 갯벌에서 나는 바지락조개를 우려낸 국물에 면을 넣어 삶은 안산지역의 바지락칼국수에는 바지락의 영양 성분인 비타민 A와 B, 칼슘, 미네랄 등이 풍부해 맛은 물론 빈혈이나 간 보호에도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지역의 바지락칼국수보다 '대부도의 칼국수'가 유명한 이유는 대부도 인근의 넓고 기름진 갯벌에서 질 좋은 바지락이 나기 때문이다.

시흥은 예로부터 '미나리'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구릉지 논에서 깨끗한 저수지물과 유기질 비료를 사용해 재배하는 시흥 미나리는 아삭거리고 질기지 않으며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특히 미네랄 함유량이 다른 미나리에 비해 월등하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에 뛰어나다.

화성지역은 맑은 공기, 맑은 물 등 '버섯' 재배에 유리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1970년 처음 버섯 재배를 시작해 지금은 약 3만3000평 정도의 버섯 재배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섯은 독특한 향기와 맛을 지니고 있으며 육질이 쫄깃하고 아미노산, 비타민 효소 등 인체에 영양원이 되는 각종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단백질 함량이 19~35%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콜레스테롤 감소와 암 예방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인기 먹거리가 됐다.

옛날부터 평택으로 시집가면 '밥걱정, 반찬 걱정 안 한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맛있는 쌀이 있고 밥 도둑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게장이 맛 좋기로 정평 나 있기 때문이다. 평택에서 잡히는 꽃게는 암적색 마름모꼴이 선연하고 단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평택을 여행하면서 기름진 쌀밥에 밥 도둑 게장을 함께 먹어보면 입안의 행복감이 가시질 않는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관광포털·생태관광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