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오면 선원은 파도가 아니라 선장을 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수원시 공무원들이 몸소 체감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국가적 재난을 맞았다. 이에 따라 대응체계도 발전했지만, 막상 들이닥치면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민은 "또 이렇냐"며 질책한다.

하지만 적어도 한 지역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수원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달 22일 '수원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1보'라는 제목의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며 시의 대책을 낱낱이 공개했다. 현재 '36보'까지 올리며 시민 알권리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은 즐비한 도내 지방자치단체장 'SNS 안내'의 첫 시작이었다. 염 시장은 이어 보건소 등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이 부분도 지역에서 가장 빨랐다.

확진환자가 발생할 시 '대책본부 격상', '선별 진료소 즉시 지정', '환자 동선 공개' 등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흐름도도 그려놨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니 대처 역시 신속했다.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1월27일, 이미 수원시는 선별진료소 지정을 비롯해 시민에게 펼칠 각종 홍보수단 보고까지 했다. 혼란도 없었다. 공무원들이 눈앞에 닥친 문제에 쫓기지 않고 의료기관 관계자, 전문가 등과 논의해 자체적인 협업방안까지 도출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은 염 시장의 리더십이 아니면 불가능했다는 평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은 염 시장은 평소 재난대응에 각별한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과한 대응'이다. 덕분에 수원시 재난 시스템은 완벽에 가깝다. 상황총괄, 현장대응, 대민지원 등 수많은 분과로 구성된 '재난본부'가 365일 언제나 준비돼 있다.

특히 전담 공무원들이 보직만 받지 않은 '배운 공무원'이다. 매뉴얼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공무원은 생소한 분야에서 허점을 드러내는데, 염 시장은 '백서'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게 '메르스 일성록', '재난과 과잉대응-(중략) 6일간의 생생한 기록'이다. 이 책은 경험을 통해 얻은 개선점, 노하우 등을 담았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 것", "재난에 준하여 대응할 것", "원칙을 벗어나면 과감히 차단할 것". 현재 다시 읽히는 백서 내용 중 지난해 8월 아파트 배기덕트 탈착 사고 당시 비상회의에서 염 시장이 강조한 세 개의 주문이다. 15번째 확진자가 지역에 발생한 상황, 염태영 수원시장과 공무원들의 '준비된' 대응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김현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