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넘어선 교통·환경이슈 공동대응한다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정책뿐 아니라 인천·경기·서울이 직면한 광역적 도시 문제도 아우른다. 행정구역을 넘어선 교통·환경 등의 이슈가 떠오르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8일 국토연구원과 인천연구원·경기연구원·서울연구원이 공동 작성한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수립 및 대도시권 계획체계 구축방안' 자료를 보면, 대도시권 단위에서 도시 문제를 통합적으로 협의·조정하는 기구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수도권 발전위원회'라는 이름이 붙은 협의체에는 매립지·소각장 등 환경기초시설, 미세먼지 공동 대응 등이 과제로 안겨질 전망이다.
 
▲광역교통위원회와 통합 검토
 
수도권 발전위원회는 정부와의 협업으로 수도권 현안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계획·관리 기구로 구상되고 있다. 대도시권 차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집행력을 지니는 형태다. 의사결정기구인 위원회가 각종 계획이나 대규모 개발 사업을 심의하고, 교통·환경·경제 등 분야별 실무진을 갖춘 사무국을 두는 방식이 제시됐다.
 
수도권 광역 단위의 정책 협의체는 교통 분야에서 이미 현실화했다. 올 3월 공식 출범한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는 통합 환승 요금제를 바탕으로 철도망, 광역버스 등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인 수도권의 교통 계획을 다룬다. 수도권 발전위원회는 단계별로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와 연계하는 과정을 거쳐 기구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수도권 3개 시·도의 정책 공조 구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수도권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 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약에는 미세먼지 대책, 주거 정책, 남북 교류, 폐기물 처리 등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수도권상생발전협의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수도권 협의체, 첫 숙제는 '환경'
 
수도권 공통 현안으로는 환경 분야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지난 3일 미세먼지 대책이 논의된 국무회의에는 수도권 단체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됐다. 이번에 도입된 계절관리제는 수도권 3개 지자체의 협력과 공동 의지가 바탕이 됐다"며 "서울시장 외의 광역단체장들이 함께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자원순환 정책도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대도시권 계획체계 구축방안에는 광역 이슈로 '환경기초시설 입지에 대한 갈등'이 언급됐다. 3개 시·도는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에서 폐기물을 공동 처리하고 있다. 환경부를 포함한 4자의 대체 매립지 조성 논의는 수개월째 지지부진하다. 쓰레기 직매립을 줄이는 소각장 확충은 곳곳에서 주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4개 연구원은 이번 자료를 통해 "광역시설의 설치·운영을 논의할 거버넌스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며 "생활권별 수요 분석으로 광역시설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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