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재직 중 노조 가입에 부당 해고…본격 노동운동 활동
최근 지원센터 개소 법·권리 상담 … 청소년 위한 상담 계획도


"초록불이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는 것처럼 노동자가 누려야 할 당연한 법과 권리에 대한 교육과 노동상담, 그리고 프랜차이즈 단시간 노동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노동 취약층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조사하고 살피는 '노동인권지킴이'가 역할을 통해 '노동'에 대한 존중과 '노동자'라는 자기 이름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곳입니다."

지난달 6일 시흥시 정왕동 중심대로 155, 501호(금성프라자)에 문을 열고 정식 업무를 시작한지 40여일을 맞은 시흥시노동자지원센터 박희정(46·사진) 센터장이 역설한 노동자지원센터의 존재 이유이다.

박 센터장은 전남대를 졸업하고 2003년 시흥 스마트허브의 한 전자업체 재직 중에 시흥안산일반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후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나섰고, 그 후로 노동조합에서 상근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해고된 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노동자들을 무참히 짓밟는 현실이 너무 슬프고 억울했다"며 "노조 혐오 현상과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회적 인식에 포기하고 체념하고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의 왜곡된 인식을 개선하는 일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더 선명해졌고 지역시민의 삶의 문제와 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 여기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시흥노동자지원센터는 2012년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계가 비정규직 등 소외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토론회와 공청회 등 공론화 결과물로 그해 12월에 '시흥시 비정규직 및 영세사업장 근로자 권리보장과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후 무려 7년 만에 개소했다.

박 센터장은 "지원센터는 노동문제를 노사 양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 구성원의 삶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을 통해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공공적 영역으로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자는 취지가 담겨있다"며 "조례라는 근거를 두고도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만 다행히 문을 연만큼 지자체의 노동정책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교육에 관심이 높은 박 센터장은 "센터는 언제든, 누구든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고 연중 전화 상담(031-434-0501)과 홈 페이지(http://slscenter.org)를 통한 수시 상담, 그리고 번화가를 중심으로 야간 상담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력근로제는 시흥시 인구의 45%가 종사하고 있는 제조업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는 박 센터장은 기자가 '센터를 운영하면서 아쉬움은 없느냐'고 묻자 "센터는 노동자들의 토론회 공간 기능도 해야 하고 사랑방 같은 모임 장소로도 활용돼야 하는데 사무실이 협소해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