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마을~강화 마니산
1년 28번 걸친 658㎞ 도보여행기
"두 발로 구석구석 알고 싶었다"
▲ 김수현 지음, 다인아트, 258쪽, 1만7000원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는 크나큰 행복입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왔던 이 나라 이 땅의 모든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걸어서 삼남길>이란 결실이 되어 첫 선을 보입니다." ('출판기념 북콘서트' 초대의 글에서)

인천출신으로 무역회사의 임원으로 있는 지은이 김수현씨가 바람과 함께 떠나는 역사기행 <걸어서 삼남길>을 출간했다. 첫 번째 산문집 <바람처럼 재즈처럼>에 이어 5년만에 발간한 두 번째 책이다.

<걸어서 삼남길>은 조선시대 9대 간선로라 하여, 서울을 중심으로 각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망 가운데 하나로 전라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충청도와 경기도를 거쳐 서울 숭례문까지 우리 옛길 삼남대로에 인천 강화 마니산까지 길을 추가한 모두 658㎞를 한번에 15~20㎞를 걸으며 느낀 감상을 글로 옮긴 역사기행문이다.

'삼남길'은 도보여행길을 만드는 대표적인 로드플래너 손성일 ㈔아름다운 도보여행 대표가 조선시대 호남대로의 별칭이었던 삼남대로를 현대적으로 걷는 길의 의미를 담아 지난 2009년 명칭을 변경했다.

지은이는 우연히 삼남길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을 보고 주말을 이용해서 1년동안 하루에 15㎞ 정도를 걸어서 30여번을 이어 걸으면 되겠구나하는 자신감으로 함께할 대원들을 모으며 도보여행이 시작됐다.

2015년 12월31일 첫 출발지인 전남 해남 땅끝마을 전망대에서 마지막 해넘이를 구경하고, 다음날 2016년 1월1일 새해 첫 해오름을 땅끝마을 토말탑에서 맞이한 뒤 걷기 시작해서 2016년 12월31일 마지막 구간인 강화 초지대교부터 함허동천까지 걷고 그해 마지막 해넘이를 동막해변에서 보고 다음날 2017년 1월1일 새해 첫 해돋이를 마니산 참성단에서 맞이하는 것으로 1년동안 도보여행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꼬박 1년동안 해안길을 걷고, 농수로를 지나고, 마을길도 걷고, 숲길과 고갯길도 넘으며 역사의 바람을 느끼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 만남의 기쁨을 걸을 때마다 글로 남겨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한겨울의 해남, 강진구간의 차가운 바닷바람도 봄철 나주, 영산포 구간의 비바람도 한여름 논산, 공주 구간의 뜨거웠던 태양열도 우리는 모두 극복해냈다. 그렇다 우리는 기어코 해냈다 그리고 우리가 이긴 것이다."(마니산 참성단에서 250쪽)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지은이는 5년에 한번씩 책을 내겠다는 목표를 향해 다음 주제인 '문인들의 삶을 찾아 떠나는 문학기행'을 오는 2024년 출간을 위해 또다른 도전에 나섰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소설가나 시인의 고향, 생가 방문과 문학관과 시비, 묘소 등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삶을 나름대로 조명하고 그들의 고귀한 삶을 상기기키려 여정에 나선 지은이는 이미 9차례의 문학기행을 마쳤다.

1955년 인천에서 태어난 지은이는 인천축현초등학교, 인천중학교, 인천제물포고등학교를 나온 인천 토박이로 동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유리공업㈜, UPS KOREA를 거쳐 현재는 계측 측정장비와 테스트 평가 장비를 수입해서 국내 대학과 기업의 연구기관에 납품하는 ㈜태크녹스 해외무역부 상무이사로 일하고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