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해결 동분서주 … 주민·市 가교역할 톡톡

"제2외곽순환 나들목 조성" 서명·탄원
17개 읍·면·동 돌며 현안 꼼꼼히 파악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 자유로 나들목 설치는 150만 고양 파주시민의 숙원사업입니다."

성기율(사진) 파주시 이통장연합 회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말만 이통장연합 회장이지, 파주지역 422개리에서 올라오는 각종 민원, 지역행사와 직접 운영하는 사과농장 등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다.

가장 우선적인 민원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다. 파주에 새로운 동맥이 조성되는데 동맥이 제 역할을 못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시공 중인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구간 중 출판도시와 자유로를 잇는 나들목이 없어 40여만 파주시민이 불편을 겪게 되자 성 회장이 나선 것이다.

그는 자유로 나들목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한 뒤 2만1699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지난 7월에 국토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탄원서까지 제출했음에도 국토부가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요구안이 수용될 때까지 탄원서 외에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국토부가 자유로 나들목을 반영하지 않으면 국가적 거점시설이 집중화 된 자유로는 일반 간선도로로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자유로 나들목이 조성되지 않으면 자유로를 운행하던 차량들은 11㎞ 이상을 돌아야 해 물류비와 미세먼지 등 피해는 고스란히 파주시민이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로 서명운동을 받는 방법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자유로 나들목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성 회장은 그동안 이통장들의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시행하던 체육대회와 등산대회보다 의미있는 명사초빙을 통해 지성과 인문을 높이고 있다. 또 17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각 지역별 현안을 꼼꼼히 메모해 행정기관에 전달하는 등 주민과 파주시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성 회장에게도 최근 시련이 닥쳤다. 전국을 강타했던 태풍 '링링'으로 자신이 애써 키운 사과가 낙과로 인해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다.

성 회장은 "태풍 링링이 오던 날 한숨도 못잤다. 바람에 사과가 떨어지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며 "그나마 피해를 보지 않은 사과들을 마지막까지 챙겨 출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 회장은 사실 사과전문가가 아니다. 젊은 시절 국내 중소기업의 임원을 두루 거치고 미국과 일본의 기업에서는 대표이사와 이사 등 소위 말하는 엘리트 중에 엘리트인 그가 이제 고향에서 자신을 아닌 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성기율 회장은 "과분한 책무지만 그래도 주어진 임기동안 배우는 자세로 행동은 크게, 소리는 크지 않게 겸허히 마무리하겠다"며 사과나무 안으로 들어갔다.

/파주=김재영·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