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직후 '경인트램' 구상…120년 지난 현재도 진행형


1884년 인천해관 '제물포~서울 노면전차 부설안' 작성
인천부사에 '1907년 인천전기주식회사 요청' 내용 있어



인천-노량진 철도 개통을 전후해 '트램' 설치 시도가 발굴됐다. 미완으로 끝난 이 시도는 경인선 개통 120년 후인 현재도 진행형이다. <인천일보 3월18일자 1·3면, 9월9일자 1·3면>

15일 김성수 인천본부세관 과장에 따르면 1883년 개항직후 인천해관에서 경인트램을 구상했다.

1884년쯤 초대총세무서장(현 관세청장) 파울 게오르크 폰 묄렌도르프는 당시 인천해관 세무사(인천세관장) 스트리플링(A.B Stripling)과 해관의 기기사(器機師, 엔지니어) 베코프스키에게 제물포와 서울을 잇는 트램(Tramway)을 구상케 한 후 견적서를 작성해 보고토록 했다. 1884년 11월22일(음력 10월5일) 인천해관은 필요 예산 추정안이 담긴 제물포-서울 노면전차 부설안을 작성해 묄렌도르프에게 전달했다.

구한말 근대건축물과 관련이 깊은 러시아인 사바친(당시 해관 외근직 화물검사 담당)이 작성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인트램 견적서(Approximative Speculation of Proposed Tramway)'에는 "본인은 제물포-서울간 추정 거리 25마일 또는 13만2000피트(약 40㎞)로 수용하고 목재 레일의 수량을 각 레일을 표준측량단위로 14피트(약 4.3㎞)짜리로 9429세트, 레일간 거리는 5피트(약 1.5m)로 했다. 레일의 두께는 5인치(약 13㎝)이다"고 밝혔다.

1933년 일제가 펴낸 '인천부사'에는 1907년 3월쯤 인천전기주식회사에서 전차 부설을 요청한 내용이 담겨 있다.

설계안은 ▲시내선 인천정거장 부근-혼쵸 4쵸메(本町4丁), 혼쵸4쵸메-주현역(경성통 경유), 혼쵸 4초메-주현역(혈문 경유) ▲시외선 시카지마(敷島)-주현, 주현-만석동(관측소 아래), 만석동-인천역이다.

인천부사는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는데, 단 20수년 전에 이미 벌써 인천에 전차 부설이 논의되었다고 하는 사실은 다소 흥미깊은 기억이다"라고 평했다.

100년이 지난 2019년, 인천은 도심 균형발전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연계 교통망을 위해 트램을 주목하고 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와 시민공원을 연결하는 남부순환선(13.10㎞)과 경인고속 일반화 구간을 달리는 인트램(22.28㎞), 영종·송도 내부순환선 1단계 사업이 트램 형태로 계획 중이다.

트램 건설비는 1㎞당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인천 2호선과 같은 경전철 3분의 1, 일반 지하철의 최대 8분의 1에 불과하다. 도시철도 건설이 과다한 건설비로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벽에 가로막히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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