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의 왼쪽(황선미 지음, 미디어창비, 204쪽, 1만3000원)=한국 창작동화 첫 밀리언셀러이자, 한국 작품 최초로 영국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 작가가 산문집 <익숙한 길의 왼쪽>을 출간했다. 무너져가는 몸을 긍정하기 어렵고 믿기 힘든 오십대라는 나이 앞에 작가는 담담하게 "이게 내 나이"라고 말한다. 몸의 불균형은 진작부터 시작되었건만, 오른쪽 몸이 쓸 수 없을 만큼 망가지고 나서야 비로소 몸의 비명을 마주한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고독의 시간 안에 던져 놓는다. 다시는 이런 외로움을 겪지 않으리라, 다짐하고는 또다시 스스로를 유배하는 길로 떠난다. 어느 날 낯선 타지에서조차 늘 익숙한 길로 향하던 자신을 발견하곤 익숙하던 오른쪽 길을 버리고 왼쪽 길의 생경한 풍경 쪽으로 향한다. 두려움은 도리어 온몸의 감각을 깨우고, 작가의 사유를 빛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