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언론사 논설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미국정부초청 계획으로 약 한 달 동안 미국전역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초청 측에서 미국방문중 가보고 싶거나 취재대상으로 구상하고 있는 곳이 있으면 미리 알려 달라기에 FAA(미연방항공청)와 NTSB(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를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교통안전, 특히 항공안전을 위한 두 기구의 역할과 현황 그리고 조직 등이 궁금해서였다. ▶워싱턴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 NTSB는 1967년도에 설립된 연방정부의 기구로 육·해·공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안전을 독려하며 교통사고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돕는 광범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400여명의 교통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는 NTSB에서는 미국 전역의 교통사고 상황이 실시간대로 보고되고 있었고 항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FAA와도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연방정부 교통부 산하에 있는 FAA 또한 전문성 있는 방대한 조직이었다. 1957년 연방항공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FAA는 1967년 업무를 확대하면서 항공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미국의 각지에 지부를 설치하고 해외에도 주재관을 파견해 외국항공사의 안전까지 살핀다면서 외국항공사의 여객기에 미국시민들도 탑승하기 때문에 FAA에서 신경을 쓴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연간 160억 달러(18조4000억원)의 예산이 집행되는 FAA는 미국 내에서의 항공기개발, 제조, 수리, 운항허가 등을 관장하며 항공사에 대한 감찰, 감리, 비행승인, 안전도 등 항공기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영토 밖에서 항공사고가 나도 제일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요원들은 FAA의 전문가들이다. 미국회사가 제작한 항공기일수도 있고 미국시민이 탑승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보잉사가 야심차게 개발하여 이미 세계 각국 항공사에서 운항하고 있는 보잉 737 맥스의 연이은 추락사고에 FAA가 고심하고 있다. 작년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사 소속의 737 맥스가 해상에 추락하여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고 이달 초 에티오피아항공의 같은 기종이 추락하자 20여개 국가에서는 737 맥스기의 운항을 중단시키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자국 영공 통과도 금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FAA가 운항정지 결정을 유보하면서 보잉사를 옹호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그동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어 안타깝다.